고용한파에도 취업자 5년 연속 증가 '뜨는' 산업, 어디?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2019.02.2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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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2013~2018년 주요 산업별 취업자수 동향 조사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고용한파에도 취업자 5년 연속 증가 '뜨는' 산업, 어디?


새해 초부터 고용지표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하지만 고용은 단순히 대내외 경기 뿐 아니라 산업의 사이클과 트렌드, 기술 발전, 인구 구조, 노동 여건, 법제도와 정책 등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장이다. 고용을 경기의 후행지표로 보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특히나 변동성이 심한 월별 고용지표에 함몰되다보면 고용시장의 '숲'을 보기보다 '나무'만 쳐다보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고용지표의 해석에 있어서는 보다 긴 흐름에서 고용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최근 개정된 10차 표준산업분류가 반영된 2013년~2018년 기간의 연간 산업별 취업자수 변화 추이를 살펴봤다.

보건·복지서비스, 건설업 취업자수는 5년 연속 증가



보건·사회복지서비스 분야의 취업자수는 2018년 205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수 대비 비중은 7.6%를 나타냈다. 2013년 취업자수는 157만명이었으나 지난 5년간 연평균 10만여명씩 꾸준히 증가 추세를 나타냈고 지난해 취업자수도 12만5000명 늘어나 타업종에 비해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각종 보건·복지 수요가 급증한데다 요양병원, 복지관, 사회복지 상담서비스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및 민간의 보건· 사회복지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사회복지사, 상담사 등 관련 취업자들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 예산 470조원 중 복지 및 고용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11.3%늘어난 161조원에 달해 올해도 보건·복지서비스 분야의 취업자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13년 178만명이던 건설업 분야의 취업자수는 지난 5년간 연평균 5만여명씩 꾸준히 증가해 2018년 203만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취업자수 대비 비중도 2013년 7.0%에서 0.6%포인트 늘어난 7.6%를 기록했다.

건설업은 2017년 주택 경기 호황과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 구축 등에 힘입어 취업자수가 거의 12만명 가까이 늘어났고, 지난해에도 건설업 관련 취업자수는 4만6000명 증가했다.

올해 SOC 예산은 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늘어나고 각종 생활 SOC 예산도 8조6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48%가량 증가한데다,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의 영향으로 향후 건설 수주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건설업 분야의 취업자 증가 추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공공·행정은 3년 연속 증가 vs 제조업은 3년 연속 감소

공공·행정 분야 취업자수는 2018년 111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수 대비 4.1%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3년 98만명이던 공공·행정 취업자수는 2014년(-6000명)과 2015년(-2만2000명) 연속으로 감소했으나 2016년 이후 3년간 연평균 5만4000명 수준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전염병 관리 및 지진대응, 시설물 안전관리 등 행정 수요가 증가하고, 베이붐세대 퇴직이 급증함에 따라 정년퇴직과 명예퇴직, 출산 및 육아 휴직에 따른 대체 근무인력 등으로 공기업 및 공공기관 인력 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수는 지난 3년간 꾸준한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2013년 제조업 취업자수는 431만명에서 2015년 460만명으로 증가했고 전체 취업자수 대비 비중도 17.6%까지 늘어났지만, 2016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수는 451만명으로 전년 대비 5만 6000명 줄었고 전체 취업자수 대비 비중도 16.8%까지 하락했다.

이는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업의 글로벌 경기 부진과 경쟁력 약화, 대규모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반면 제조업 중에서도 IT와 반도체 산업은 최근 사상 최대 호황을 맞이하며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음에도 산업 특성상 취업자 증가 효과는 미미했다.

◇정보통신, 금융보험, 농림어업 최근 증가

정보통신업 취업자수는 2018년 84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수 대비 3.1%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3년 70만명으로 취업자 비중이 2.8%였던 정보통신업 취업자수는 2016년 78만명까지 늘어났다가, 2017년 1000명 감소했으나 2018년 다시 5만4000명 증가했다.

방송·통신산업의 발전과 함께 각종 플랫폼 산업과 온라인·모바일 게임 관련 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관련 취업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벤처 기업들의 창업과 전문 인력의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정보통신업 취업자수의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금융·보험업의 경우 2018년 취업자수가 84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수 대비 비중은 3.1%다. 2013년 금융·보험업 취업자수는 88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수 대비 비중은 3.5%였으나, 이후 연평균 2만1000명의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2017년 79만명 수준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보험업 취업자수는 4만6000명 증가세로 다시 돌아섰다.

금융·보험업 취업자는 자동화시스템 확대 및 AI 도입과 더불어 오프라인 지점 축소 등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그동안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최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급성장하고 가상통화 관련 산업, P2P시장 및 각종 핀테크 관련 산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취업자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전통적인 1차 산업인 농림어업 취업자수가 지난해 고용시장 부진 속에서 무려 6만1000명이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2013년 151만명에서 연평균 8만명씩 감소하여 2016년에는 126만명까지 줄었으나, 2017년 증가세로 전환됐고 지난해에는 134만명까지 취업자수가 늘어나 전체 취업자 중 5.0%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이후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와 함께 정부의 농업법인 육성 정책과 청년 창업농·영농정착지원사업 등 농업 일자리 관련 정책이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한파에도 취업자 5년 연속 증가 '뜨는' 산업, 어디?
◇도소매, 음식숙박, 교육서비스는 최근 감소세

2018년 도소매업 취업자수는 372만명으로 전체 취업자 대비 13.9%를 차지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2013년 369만명에서 2014년 383만명으로 늘어났으나, 2015년 1만8000명, 2016년 6만2000명 감소했고, 2017년에 4만1000명 잠깐 늘었다가 다시 2018년에 7만2000명 줄어들었다.

음식숙박업 취업자수는 2018년 224만명으로 전체 취업자 대비 8.4%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3년 199만명이던 음식숙박업 취업자는 2016년 229만명까지 늘어났으나, 2017년부터 감소해 지난해 4만5000명 감소했다.

이러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 관련 취업자수의 감소는 기본적으로 자영업 생태계의 과당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임대료, 인건비 등의 비용 인상과 더불어 사드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전반적인 자영업 경기가 악화된 데 기인한다.

한편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는 2018년 185만명으로 전체 취업자 대비 6.9%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3년 177만명이던 교육서비스 취업자는 2017년까지 연평균 3만5000여명씩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2018년 들어 6만명 감소로 돌아섰다.

그동안 학원가를 중심으로 교육서비스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관련 분야 취업자수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온라인 교육시장이 대세가 되면서 기존 학원가를 중심으로 한 교육서비스업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취업자수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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