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Eat]올 하반기, '金겹살' 시대 다시 온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2.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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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인싸'되는 '먹는(Eat)' 이야기]돼지 콜레라 '쇼크'에 되레 가격 급락…"최대 소비국 中 수입 재개하면 반등"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인싸Eat]올 하반기, '金겹살' 시대 다시 온다
황금돼지해인 올해, 돼지가 수난을 겪고있습니다. 중국에서 발병된 돼지 콜레라(아프리카 돼지 열병·ASF)가 여기저기 퍼져나가면서 수십만 마리의 돼지들이 살처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돼지 개체수가 줄어드니 돼지고기나 햄 같은 육가공품 가격은 올라가야 할 텐데, 전세계 돼지고기 가격은 역대급으로 폭락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미 농무부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출국인 미국의 햄 도매가격은 1년 사이 25%나 폭락했습니다. 파운드당 42.96센트를 기록해 2015년 4월 이후 최저치였습니다. 돼지고기 가격도 같은 기간 18%나 떨어졌습니다. 2009년 12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싼 값이 된 것입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도 올 춘제(설날) 특수가 무색하게 돼지고기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1월 마지막주 기준 중국 내 돼지고기 도매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하락했습니다. 우리나라 돼지고기 도매 가격도 현재 ㎏당 3115원으로 1년 새 24% 하락한 상황입니다.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에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우선 세계에서 가장 돼지고기 소비량이 많은 중국에서 소비를 줄인 탓이 큽니다. 지난해 8월 발병한 돼지 콜레라로 중국 당국이 여태껏 95만마리 이상을 살처분하자, 전염병 공포에 사로잡힌 중국인들이 돼지고기를 외면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중국 내 소고기와 닭고기의 가격은 최근 10~30%의 급등세를 보입니다. 여기에 양돈농가들이 돼지 콜레라 전염을 우려해 예정보다 일찍 도축에 나서면서 돼지고기 공급 자체도 일시적으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돼지고기 최대 수출국인 미국은 중국간 무역분쟁 때문에 수출길이 막혀 재고가 쌓이며 가격이 하락세입니다. 게다가 최근 미국에서 살인적인 추위가 계속되자 이른 도축으로 재고를 축적한 업자들도 많습니다. 현재 미중 무역협상이 낙관적으로 흘러간다는 전망에 중국 측 수입업자들은 고율 관세가 철폐되면 수입을 재개하겠다며 관망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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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리스크들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돼지고기 값이 말그대로 '금값'이 될 확률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블룸버그통신도 하이타워 리포트를 인용해 향후 돈육 및 육가공품 가격이 '극단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올해 돼지고기 공급이 전체적으로 20% 이상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 무역분쟁 해소로 본격적으로 빗장을 열면 전세계 돼지고기 가격이 한순간에 폭등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에 돼지 콜레라가 확산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벨기에에서 시작된 돼지 콜레라 대응책에 분주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돼지고기 공급이 크게 줄며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조짐은 벌써부터 보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돈육(비육돈) 4월분 선물가격은 1년 전보다는 17% 빠진 가격에 거래됐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약 5% 정도 뛰었습니다. 아직은 가격이 들쭉날쭉 하지만 하반기 상승세를 기대케 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 하반기엔 삼겹살이 '金겹살'이 됐다는 보도로 언론이 떠들썩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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