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미투 본질은 위력…피해자 위로하는 마법 일어나길"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2019.02.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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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사진=머니투데이DB안희정 전 충남지사./사진=머니투데이DB


안희정 전 충남지사(54)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한 안 전 지사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34)가 '미투 운동' 끝에는 정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2일 출간한 ‘미투의 정치학’ 저서 추천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대선 캠프에 들어갔지만 성폭력을 당하고, 사람과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격리됐다"고 했다. 이어 "'미투'는 자신의 마지막 외침이었으며, 이 싸움의 끝에는 정의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김씨는 자신 역시 '미투의 정치학' 집필 작업에 함께 참여했지만, 원고를 책에 담아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직까지는 자신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는 '법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성범죄,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함께 이해하고 변화했으면 좋겠다"며 "또 다른 가해자를 막고, 현재의 피해자를 위로할 수 있는 마법이 일어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출판사 교양인 홈페이지/사진=출판사 교양인 홈페이지
출판사 교양인의 책 소개글에 따르면 ‘미투의 정치학’ 안에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 재판 방청기인 '그 남자들의 여자 문제'가 담겨 있다. 해당 대목을 집필한 여성학자 권김현영은 "1심과 2심 공판 방청을 통해 피해자를 둘러싼 음모론과 프레임, 그리고 여론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여성학자 정희진과 인권운동가 한채윤도 집필에 참여했다. 정희진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미투 운동'을 통해 미투 운동을 중심에 두고 여성에 대한 폭력과 젠더 개념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한채윤은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소설 '춘향전'을 통해 ‘정조’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성폭력 범죄의 보호법익이 바뀐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한다.

한편 안 전 지사는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됐다. 그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선고 당일 곧바로 상고한 상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지은씨 진술에 의문점이 많다고 판시하면서 안 전 지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공소사실 혐의 10개 중 9개를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의 법정 진술 역시 김지은씨의 진술을 배척할 만한 신빙성은 부족하다고 봤다. 이에 안 전 지사는 2심에서 실형과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의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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