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알짜 자산' 팔고 배당 늘린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2.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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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2023년 매출 22兆 그룹 비전 발표-한진칼, 순익 50% 배당·유휴 부동산 매각

한진그룹 '알짜 자산' 팔고 배당 늘린다


한진 (21,200원 ▲200 +0.95%)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64,000원 0.00%)이 작년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하기로 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한진그룹은 알짜 자산인 서울 송현동 호텔 부지(3만6642㎡) 등 유휴 자산도 매각해 기업가치도 높이기로 했다.

한진그룹은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조양호 총수일가를 향해 다양한 경영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에 대한 대응안을 내놓은 것이다.



◇2023년 그룹 매출 22조원·영업이익률 10% 달성=한진그룹은 중장기 비전에서 2023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 22조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진그룹의 지난해 잠정 매출액은 16조5000억원, 영업이익률은 6.1%다.

이를 위해 항공·물류·호텔 등 부문별 성장 전략을 짰다. 항공운송 부문에서는 신형 항공기 투자, 신규 노선 확대, 조인트벤처(JV) 협력과 항공사 제휴를 확대한다. 종합물류 부문에서는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호텔·레저 부문에서는 항공운송 부문과 연계해 영업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개선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당 늘리고 유휴 부동산도 매각=한진그룹은 주주친화정책, 경영 투명성 강화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는 방안과 중장기적으로 배당을 확대할 예정이다. 각 계열사는 기업설명회(IR)를 정기적으로 열어 주주와의 소통도 강화하고, 그룹 주요 경영 성과 및 계획도 조기에 공시하기로 했다.


서울 경복궁 옆 종로구 송현동 호텔부지는 연내 매각한다.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은 투자자를 유치,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해 고급 휴양 시설로 개발한다. 단서는 달았다. 개발 가치가 매각 가치보다 낮을 경우 매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사업이 중복되는 계열사의 합병도 추진한다.

지배구조 역시 손질한다. 한진칼은 사외이사를 현재 3명에서 4명으로 늘려 7인 이사회 체제로 운영한다.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하고 구성원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우기로 했다.

한진칼과 ㈜한진은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감사위원회의 견제 기능을 높이기 위해 감사위원회 위원을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부터 운영한 그룹 자문기구인‘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운영도 활성화시킨다.

◇3월 주총 대비 차원 비전 발표…현 경영진은 유지=한진그룹의 비전 발표는 국민연금과 KCGI의 경영개선 요구에 대한 화답 차원이다. KCGI는 지난달 21일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한진그룹은 KCGI가 공개적으로 요구한 주주제안 내용 중 배당 확대 등 큰 틀에서 받아들였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발전계획은 대체로 KCGI 제안이 반영됐다"면서 "3월 주총을 대비해 기관투자가와 소액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KCGI가 요구한 지배구조위원회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KCGI는 '지배구조위원회'를 설치해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안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심의를 담당할 것을 제안했다.

또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에 대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향후 이사회에 상정해 절차에 따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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