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챗서 '무역전쟁’·판빙빙·화웨이 치면 검열된다

머니투데이 고윤지 인턴기자 2019.02.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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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 ‘백신 사건’, ‘판빙빙’ 등...홍콩대학 조사 결과

/사진=바이두/사진=바이두


미중 무역전쟁이 지난해 중국의 국민 SNS 위챗(微信・WeChat)에서 가장 많이 검열된 기사 주제 중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위챗은 10억명 이상의 이용자와 2000만개 이상의 공공 계정을 보유하고 있어 단순한 소셜 애플리케이션을 넘어 인터넷 뉴스의 주요 공급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 당국뿐만 아니라 위챗 내부의 자기 검열도 엄격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대학 저널리즘・미디어 연구센터의 ‘위챗스코프’ 프로젝트 결과를 인용해 이러한 위챗의 기사 검열에 대해 보도했다. 위챗스코프 연구팀이 4000개 이상의 공공 계정을 대상으로 2018년 한 해 동안 위챗에 게시된 뉴스 기사들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인 104만개의 기사 중 1만1000개가 검열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제별로 분류했을 때 검열된 상위 10개 주제 중 3개는 미중 무역 갈등에 관한 것으로 ‘무역전쟁 장기화’, ‘미국의 중국 ZTE 제재’, ‘화웨이 부회장 멍완저우 체포’ 등이 이에 해당됐다. 미중 무역전쟁 기사에 대한 검열은 10월말부터 11월 중순까지 가장 극심하다가 12월 초 양국이 아르헨티나에서 90일간 무역전쟁을 휴전하기로 합의하면서 수그러들었다.



연구 보고서는 “검열 범위는 국내 정책이나 사회적 이슈부터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사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며 “중국이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 강대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대내적으로는 지난 4월에 있었던 미투 운동이 가장 많이 검열된 주제 중 하나로 꼽혔다. 당시 북경대 학생 위에신이 20년 전 북경대 교수의 성폭행과 이로 인한 자살사건의 실태를 밝히려 했지만 당국의 제재에 직면했다.

7월에 있었던 거대 제약회사 창춘 창성 바이오테크의 백신 파동도 리스트에 올랐다. 제약회사는 25만2600개에 이르는 불량 DPT 백신을 유통시켰는데, 특히 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퍼진 것으로 보여 파문을 일으켰다. 이외에도 전 세계 과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유전자 편집 아기, 화신에너지공사의 전 회장 예젠밍 부패 조사, 유명 여배우 판빙빙의 탈세 사건 등이 가장 많은 검열을 받은 기사로 꼽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3주간 위챗, 웨이보, 바이두 등에서 9800개에 이르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폐쇄하는 등 대대적인 온라인 플랫폼 검열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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