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 클린(Eat Clean)', '클린 이팅(Clean Eating)' 등 건강한 식습관을 통한 다이어트에 과도하게 집착하다, 오히려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 다이어트 방식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맞물려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보카도와 조리되지 않은 연어가 가득 올려진 샐러드, 그래놀라와 제철 과일이 겹겹이 쌓여진 요거트볼, 직접 만든 스프레드(spread·빵 위에 바르는 것)를 바른 오픈 샌드위치, 야채 스틱이 빼곡히 담긴 도시락 등.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잇클린', '클린이팅' 등을 검색하면 쉽게 볼 수 있는 이미지다.
'잇 클린(Eat Clean)' 관련 이미지./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직장인 A씨(24)는 "주로 과일, 채소, 닭가슴살 등 건강식만 먹는 편"이라며 "사실 이 음식들은 배가 금세 고프고, 만족감이 떨어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양념과 기름으로 조리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고 조언하는데, 그 음식들을 시도하는 게 겁난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금지'하던 음식을 입에 대는 순간 폭식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폭식 이후엔 죄책감, 자기 비하가 뒤따른다. 대학생 B씨(21)는 "과자, 피자, 햄버거 등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음식을 한번 먹는 순간 멈출 수가 없다"며 "처음부터 적당히 먹으면 될 텐데, 아예 먹지 않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하게 먹어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건강음식집착증의 진단기준에 대한 문헌고찰 연구'에서 "국내에서는 건강음식에 집착하는 행동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높은 편"이라며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건강음식집착증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음식은 대부분 저칼로리 음식에 가까워 결과적으로 체중저하와 영양 불균형 등 신체 불균형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 자신의 식습관에 따라 자존감이나 정서상태가 좌우되고, 학업이나 직장생활, 대인관계까지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