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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친시장? 친오너?... 두얼굴의 배당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송지유 기자, 송정훈 기자, 김은령 기자, 김사무엘 기자, 김소연 기자, 이태성 기자 2019.02.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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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 (종합)

편집자주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발 배당논쟁이 뜨겁다. 배당은 주식(株式, Share)의 어원이 될 정도로 증시의 기본 전제이자 기업과 주주들의 첨예한 대립을 촉발하는 뜨거운 감자가 된다. 배당의 근원적 문제를 기업과 시장의 시각에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發 배당논쟁…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①과도한 배당은 대주주 배만 불리는 악영향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연금의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 참여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2019.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연금의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 참여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2019.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기업들의 인색한 배당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17년 한국기업들의 시가 배당률은 1.86%에 불과했다. 호주 5% 영국 4% 대만 4.3%. 미국 2.1% 일본 2.2% 등과 비교하면 낮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배당액이 같아도 주가가 오르면 시가배당률이 낮아지는 만큼, 또 다른 지표인 배당성향(배당총액/당기순이익)을 볼 필요가 있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배당성향은 16.02%로 세계 46개 국가 중 가장 낮다. 미국(38.62%), 일본(34.08%)은 물론 중국(30.87%)과 인도(32.21%)에도 미치지 못했다. 짠물 배당이 맞다.



한국기업들은 왜 배당에 인색할까. 다양한 시각을 압축하면 '현금 욕구'와 '오너의 전권'이라는 키워드로 압축된다. 현재 상장기업들의 오너는 대부분 1970~1980년대 고속성장기를 거친 이들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성장 기업은 배당재원을 설비투자 자금으로 돌려 더 큰 성장일 이루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성장 속도가 빠른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과거 한국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것도 기업의 지갑 인심을 옹색하게 했다. 성장과 위기를 반복하면서 주주들에게 배당을 돌려준 경험이 부족했던 것이다.

회사에 대한 오너들의 지나친 집착도 문제다. 한진그룹 사태에서 보듯 본인이 곧 회사라는 생각에 직원을 집사로, 회삿돈은 사금고로 여긴다. 다른 주주들을 외부인으로 보니 이익을 나눌 생각도 들지 않는다.

[MT리포트] 친시장? 친오너?... 두얼굴의 배당
◇기업을 해치는 배당

물론 배당확대가 능사는 아니다. 대주주의 지분이 높은 기업들은 과도한 배당으로 대주주 배 불리기 나서는 경우가 있었다. 회사를 해치면서 배당으로 대주주의 쌈짓돈을 챙기는 경우가 있었는데, 외환은행과 론스타가 대표적이었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03년 상장사였던 외환은행을 1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3년 하나금융지주에 지분을 매각하고 나가기까지 무려 1조7098억원의 배당을 챙겼다. 배당으로 빠져나간 자금 탓에 2011년에는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예금수신액이 줄고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는 등 경쟁력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영풍제지는 2012년 오너의 내연녀가 회사 지분 51.28%를 증여받은 후 고배당 정책을 펼쳐 매년 73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아갔다. 10% 안팎이던 배당성향(배당총액/당기순이익)은 2013년 100%, 2014년 200%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2012년 16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3년 36억원, 2014년 9억원으로 줄더니 2015년에는 22억원의 영업손실까지 냈고 결국 회사는 매각됐다.

◇적정수준의 배당은 기업가치 향상수단

그러나 전문가들은 "적정한 수준의 배당은 오히려 기업의 가치를 향상 시키는 수단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일반적으로 기업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아지는 성장둔화기에는 경우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확대로 주주 환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이 있지 않으면 배당을 통해 이익유보금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순이익을 쌓기만 하면 이익잉여금이 비정상적으로 늘어 세금이 과다해지고, 자금의 효율적인 운용이 어려워진다. 글로벌 기업들이 설립 초기와 달리 성장 정점에 도달해서는 배당을 늘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남양유업이 이런 대표적인 사례다. 남양유업의 경우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로 주가가 추락해 5년째 주가가 답보상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정상적인 기업의 경우 사내 유보율이 1000% 정도면 무척 높다고 본다"며 "남양유업은 현재 유보율이 2만%가 넘는데, 이는 기업이 성장을 위한 투자를 포기하고 그냥 돈만 쌓아두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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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배당으로 기업가치 제고하는 기업들

남양유업은 최근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에 "자칫 최대주주에게 돈을 몰아주는 형태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내놨는데, 최대주주-차등배당을 통하면 이런 문제는 말끔히 해소된다는 평가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2017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 750원, 일반주주 800원의 차등배당제를 적용했다. 2016년 실적 부진으로 인해 일반주주들의 배당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경영진이 이를 책임지겠다며 차등배당을 도입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차등배당은 올해 주총까지 3년간 이어졌고 변수가 없으면 앞으로도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7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28개 기업이 차등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차등배당은 적은 비용으로도 시가 배당률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이는 주가상승으로 이어져 최대주주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기업이미지뿐 아니라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다.

반준환 기자

1000만원 벌면…665만원 나누는 호주, 175만원 찔끔 푸는 韓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②변동성 우려·'오너 돈' 인식, 곳간에 쌓아두기만…

[MT리포트] 친시장? 친오너?... 두얼굴의 배당
남양유업 (303,500원 1500 +0.5%)이 ‘배당을 늘리라’는 국민연금 요구에 반기를 들면서 '세계 최하위 배당'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한국 상장 기업들의 과소배당 정책이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주주들과 이익금을 나누는데 인색한 '짠물배당'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 주요국 증시가 폭락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내다 판 배경이 되기도 한 만큼 국내 기업들의 배당 현주소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코스피 상장사들이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한국은 'G20 꼴찌 배당국'이라는 꼬리표를 여전히 떼지 못했다. 1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도 기준 한국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17.53%로 G20 국가 중 가장 낮다. 코스피 종목으로 한정하면 33.81%로 높아지지만 증시 전체 평균치는 20%를 밑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을 말한다. 배당성향 17.53%는 1000만원 순이익이 났을 때 175만3000원을 배당금으로 내놓는다는 의미다.

미국(35.53%)과 중국(31.4%)의 배당성향은 모두 30%를 넘는다. 일본(29.76%)은 물론 인도네시아(41.54%), 브라질(43.44%), 터키(32.28%)도 한국보다 배당성향이 높다. 호주(66.56%)와 영국(56.87%), 이탈리아(53.9%) 등은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 배당금으로 배정한다.

국내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낮으니 배당수익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줄곧 1%대였던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지난해말 2%대에 진입했지만, 기업의 배당 기조 변화가 아닌 주가 급락에 따른 것이었다.

호주는 지난 2015~2017년 평균 5.72% 배당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에 1000만원을 투자하면 연간 평균 57만2000원의 배당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G20 국가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배당성향을 획기적으로 높인 대만의 배당수익률은 4%대다.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은 3%대, 미국·독일·일본·중국 등은 2%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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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순이익의 30%는 성장을 위한 유보금으로, 30%는 재투자금으로, 30%는 주주배당으로 돌려준다는 기본적인 경제원리만 적용해봐도 18%를 밑도는 한국의 배당성향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며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배당을 늘리기보다 쌓아두려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 센터장은 이어 "증시에 상장된 주식회사를 개인 소유라고 착각하는 기업 오너들이 아직도 많다"며 "배당을 내 곳간 속 현금을 퍼주는 것이라고 잘못 인식하다 보니 배당에 인색한 기업문화가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은 매매차익이나 배당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상품인 만큼 배당은 매우 중요한 투자 요소"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하는 종목은 높은 배당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온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실효성 떨어진다?” 칼빼든 국민연금 주주권 논란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③남양유업 주주제안 전격 결정, 실현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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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303,500원 1500 +0.5%)이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주주제안에 거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번 주주제안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위)에 하루 전날 안건이 상정될 정도로 전격적으로 결정됐지만 애초부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보여주기 주주권 행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연금 측은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12일 국민연금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7일 비공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위) 회의를 열어 남양유업에 올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확대와 관련한 이사회를 설치하는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결정했다. 이날 주주제안은 회의 하루 전날 안건이 확정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위원들의 전언이다.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의 지분 6.55%를 보유한 3대 주주다.

복수의 수탁자책임위 위원들은 "회의 하루 전날 위원들에게 주주제안 회의 안건이 공지됐고 다음날 회의에서 합의제 방식으로 주주제안 여부를 결정했다"고 했다. 수탁자책임위는 이어 다음날인 지난 8일 곧바로 남양유업에 주주제안을 정식으로 접수했고 남양유업은 이를 올해 주총 안건으로 상정키로 했다.

하지만 정관변경 주주제안이 올 3월 남양유업 주주총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관변경의 경우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되는데,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51.68%)과 특수관계인(2.17%) 등 오너 일가 지분이 53.85%에 달해 국민연금 지분을 압도해서다.

실제 현재 지분률을 감안할 때 오너 일가가 전체 상장 주식수(72만주) 중 39만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 주주제안 부결을 위한 3분의1(24만주) 요건을 충족한다. 주주제안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이와 관련, 수탁자책임위 관계자도 "지난 회의에서 위원들이 오너 일가의 압도적인 지분율과 주총 참석률 등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주주제안 통과가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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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시민단체 등에서 주주제안이 보여주기 주주권 행사라는 비난이 제기된다. 경제개혁연대도 최근 "지분구조 상 공개서한을 발송하는 효과만 기대할 수 있는 소극적인 방법"이라며 보여주기 주주권 행사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불만이 감지된다. 지난해 7월 도입된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탁자책임위에서 안건을 논의해 5% 이상 주요주주의 고유권한인 주주권을 발동했다는 것이다. 비공개 면담과 공개서한 발송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한 뒤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하고 주주제안을 결정 할 수 있도록 한 가이드라인 규정을 따랐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지난해 5월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라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됐다"며 "이후 수탁자책임위가 지난 3년간 평균 배당 규모와 정책 등을 감안해 주주제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안팎에선 국민연금의 배당 관련 주주권 발동이 지분율과 상관없이 만성적인 저배당 투자기업의 배당 정책 변경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남양유업과 함께 국민연금의 중점관리기업인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지난 8일 2018년~2020년 사업연도 배당성향을 종전 대비 2배 이상 높은 13%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초 국민연금이 꾸준히 배당확대를 요구한 데다 수탁자책임위에서 오는 3월 주총에서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배당확대 정관변경 주주제안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배당확대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정훈 기자

남양유업, 기업가치 택했다지만…투자 없는 현금부자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④지난해 사내유보금 9200억원 중 30%는 현금성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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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확대보다는 사내유보금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겠다는 남양유업 (303,500원 1500 +0.5%)의 최근 투자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새 신규 설비 투자는 800억원에 그쳤다. 특히 사내유보금 가운데 30% 이상을 현금성 자산이 차지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보금을 재투자에 사용하기 보단 현금으로 쌓아 놓은 셈이다.

12일 남양유업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남양유업의 사내유보금은 이익잉여금 등 92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3000억원은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등 현금성 자산이며 나머지는 설비투자, R&D(연구개발), 설비수선비 등 유형자산에 속해 있다. 현금성 자산 비중이 30%가 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의 유보금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은 8~10%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요구에 대해 "배당을 확대하기 보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유보금을 사용하겠다는 취지로 저배당 기조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한 것과 배치된다.

최근 신규 설비 투자 활동은 소극적이다. 지난 2014년 세종공장 분유 설비를 신축하는데 500억원, 지난해 남양에프엔비 설비에 270억원을 투자한 데 그쳤다.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투자 활동도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2013년~2014년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 2013년 17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후 2014년 적자규모가 260억원으로 확대됐다. 2015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불매운동의 여파가 지속되며 그 이후 매출 1조1000억원~1조2000억원 사이로 정체 상황이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중국 분유 매출마저 줄어들며 영업이익이 87% 감소하며 49억원에 그치는 등 실적이 되려 악화됐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차입금 없이 내부 자금으로만 투자를 집행하다 보니 투자 규모가 적어보일 수도 있지만 기업 신용도 상승,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 등을 위한 IR(기업설명) 활동도 인색하다. 기업설명회는 물론이고 IR 담당 부서없이 회계팀 직원 한명이 IR 업무를 겸임하고 있는 수준이다. 주가도 바닥이다. 이날 남양유업의 종가는 62만5000원으로 전일대비 1.7% 하락했다. 지난 2013년 117만5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실적 부진과 낮은 배당 등으로 점차 하락해 60만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김은령 기자

국민연금에 반기 든 남양유업, 어떤 기업이길래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⑤대주주 지분 53.8% 영향력 커 '저배당 고수'

[MT리포트] 친시장? 친오너?... 두얼굴의 배당
남양유업 (303,500원 1500 +0.5%)이 저배당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국민연금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오는 3월 말 열릴 주주총회에 국민연금 주주제안을 상정하고 다른 주주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는 했지만 받아들일 뜻은 없음을 밝힌 것. 앞서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에 배당정책 수립, 공시를 관련한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국민연금의 과소배당 지적을 받아 온 현대그린푸드나 삼양식품 등이 선제적으로 배당을 확대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에 반기를 들 수 있었던 것은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50%가 넘어 표 대결을 진행한다 해도 대주주가 질 가능성이 없고 배당을 늘릴 경우 대주주 이익이 늘어난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어서다.

최대주주인 홍원기 남양유업 회장은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립자에 이어 2세 오너로 지난 1990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 2003년말 회장에 취임하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지만 경영 일선에는 나서지 않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회사 내 영향력은 막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회사 내에서 오너의 지배력이 크고 폐쇄적인 회사 문화도 국민연금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배경이다.

실제 남양유업은 "배당을 확대한다면 배당금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혜택을 보기 때문에 사내 유보금을 늘려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 낮은 배당 정책을 유지해 온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남양유업은 2012년 회계연도에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000원(종류주 1050원)으로 올린 이후 2017년 회계연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번 배당금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 이후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등으로 경영 실적이 악화되면서 배당 확대보다는 사내 유보금을 늘리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경영 방향도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신사업 확대, 설비 투자에 집중하기 보다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는 이유기도 하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 논란이 있은 2013년~2014년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15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불매운동의 여파가 지속되며 매출 1조1000억원~1조2000억원 사이로 정체 상황이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중국 분유 매출마저 줄어들며 영업이익이 87% 감소하는 등 실적이 되려 악화됐다.

이에 남양유업은 지난해 초 창사 이래 최초로 외부 인사인 이정인 대표를 선임해 변화를 꾀했다. 회계사 출신인 이 대표는 조직 개편, 신제품 출시, 적극적인 해외 사업 등을 추진하며 남양유업 쇄신을 주도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임했다. 표면적으로는 일신상의 사유였지만 남양유업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와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남양유업 내부 출신인 이광범 대표이사가 대행을 맡고 있으며 이번 주주총회 이후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령 기자

남양유업 배당 늘리면 오너 배당금 3.7억→7.2억…소득세도 '껑충’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⑥홍원식 회장, 배당 증가 따라 소득세 약 1억6000만원 더 낼수도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에 따라 남양유업의 배당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올릴 경우 최대주주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도 기존보다 2배 많은 약 7억원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소득세 증가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남양유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2017년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7%로 같은 기간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 33.81%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주당 배당금은 1000원(우선주 1050원)으로 현재 주가(62만5000원)와 비교한 배당수익률은 1.6%정도다.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에 대해 배당을 얼마나 늘릴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배당성향을 상장사 평균인 33% 정도로 올린다고 가정하면 배당금은 지금보다 약 2배 높아진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추이로 봤을때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의 당기순이익이 날 것으로 가정하면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50억원 정도로 추측할 수 있다. 배당성향 33%를 적용하면 총 배당금은 16억5000만원, 1주당 배당금은 약 1950원이 된다.

남양유업의 주장대로 배당을 늘릴 경우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오너 일가의 배당금도 크게 높아진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율은 51.68%다. 보유주식은 총 37만2107주로 지난해 배당으로만 약 3억7000만원(1주당 1000원)을 번 셈이다. 배당금을 1950원으로 늘리면 올해는 약 7억2500만원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배당이 늘면 이에 따라 금융소득세도 늘어난다. 금융소득은 연 2000만원까지는 원천징수세율 14%를 적용하고 2000만원 초과분은 종합소득세로 합산해 일반세율(6~42%)를 적용한다.

홍 회장이 배당소득 외 다른 소득이 없다고 가정하면 배당금 3억7000만원에 대한 금융소득세는 세율 40%(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와 지방소득세 4%를 적용해 약 1억3000만원(배당세액공제 미적용)이 나온다. 배당이 7억2500만원으로 늘어나면 최고세율 42%(5억원 초과 구간)와 지방소득세 4.2%을 적용해 세금은 약 2억9000만원으로 기존보다 123% 늘어난다.

국민연금이 대표적 '짠물 배당' 기업인 남양유업에 배당확대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실제 현실화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분이 53.85%로 국민연금이 배당확대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해도 통과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김사무엘 기자, 반준환 기자

“주주환원, 우리처럼” 남양유업에 주목받는 차등배당株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⑦지난해 차등배당 상장사 28곳, 2년전보다 65%늘어

[MT리포트] 친시장? 친오너?... 두얼굴의 배당
남양유업 (303,500원 1500 +0.5%)이 ‘최대주주 배 불리기’라며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를 거절했지만, 최대주주 지분율이 50% 이상이면서 주주 환원을 위해 선제적으로 차등배당을 결정해 수년째 실천해오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차등배당은 지분율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대주주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배당금 일부를 포기하고 소액주주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상장사 중 지난해 결산배당을 발표한 곳은 1095개 상장사였다. 이중 차등배당을 실시한 곳은 SPC삼립 (74,400원 400 +0.5%)을 비롯해 오리온홀딩스 (13,000원 150 -1.1%), 금호석유 (190,500원 4500 +2.4%), 정상제이엘에스 (6,070원 -0), 삼광글라스 (38,600원 1000 -2.5%), 체리부로 (2,470원 35 +1.4%), 토니모리 (9,270원 370 +4.2%) 등 총 28곳으로, 2016년 17개사에서 2년새 65% 확대됐다.

이들은 대체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50%를 넘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최대주주 보유 지분이 높아 배당을 실시할 경우 대주주에만 자금이 쏠리는 것을 우려, 소액주주에게 더 많이 주는 차등배당정책을 쓰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SPC삼립은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70%를 웃도는 기업으로, 지난 2014년부터 차등배당을 실시해왔다. 올해까지 차등배당을 실시하면 6년 연속 차등배당을 하는 셈이다.

SPC삼립은 지난해 대주주 파리크라상과 허영인 회장 일가에게는 1주당 540원을, 일반 소액주주에게는 956원의 차등배당을 실시했다. 대주주 배당금이 소액주주 배당금의 절반 수준(56.5%)이다.

삼립식품의 최대주주는 파리크라상으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지분율이 40.66%다. 이외 허영인 회장이 9.27%, 허진수 부사장과 허희수 전 부사장이 각각 11.47%, 11.44%를 보유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72.84%에 달한다.

SPC삼립 관계자는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로서 소액주주의 주주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2014년부터 대략 6대 4의 비율로 차등배당을 했고, 이익 성장률이 낮아도 배당수준을 비슷하게 유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식품기업 중 오리온홀딩스와 체리부로도 차등배당을 실시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소액주주에 주당 600원, 대주주에 21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소액주주가 3배 가량 많은 배당금을 가져간 셈이다. 오리온홀딩스 역시 담철곤 회장, 이화경 부회장을 비롯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63.8%에 달한다. 2017년 지주사 전환으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높아지자 이듬해 처음으로 차등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체리부로는 지난해 소액주주에게 주당 100원을, 대주주에게는 아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체리부로도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66.06%에 달한다. 이외 일진파워 (5,440원 50 +0.9%)도 수년째 차등배당을 실시, 소액주주에 220원, 대주주 200원을 배정했다. 금호석유는 지난해 소액주주에 1000원, 대주주에 900원을, 올해에는 각각 1350원, 1200원을 지급했다. 토니모리는 소액주주에만 50원을 배당하고 대주주는 지급하지 않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50% 넘더라도 진정 주주를 위한다면 차등배당을 통해 소액주주에 배당을 많이 하면 된다"며 "남양유업은 업의 성장이 정체되고, 과거 3~4년 성향을 볼 때 유보금으로 투자에 적극 나서온 기업도 아닌데 유보금 핑계를 대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남양유업, 대주주 의지로 가능한 '차등배당'은 외면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⑧차등배당, 대주주 이익 일부 또는 전부 포기 행위로 결정 가능

[MT리포트] 친시장? 친오너?... 두얼굴의 배당
남양유업이 최대주주 지분률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배당 확대를 거부하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차등배당'이라는 방법을 외면하고 변명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차등배당은 대주주의 의지가 있으면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남양유업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법은 주주가 소유하는 주식수를 기준으로 평등대우를 하도록 규정한다. 의결권, 배당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상법 제464조는 이익배당은 직전 사업연도 말에 각 주주가 가지는 주식수에 따라 균등 배당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기본 원칙인만큼 강행규정의 성질을 지니고 있어 이에 어긋나는 정관의 규정, 주주총회, 이사회 결의, 이사의 업무집행은 모두 무효가 된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배당률을 다르게 하는 정관은 애초에 효력이 없다.

다만 대주주가 배당권리의 일부를 양보하거나 포기하는 행위를 통해 특수관계가 없는 소액주주에게 보다 많은 배당을 받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다. 대법원은 1980년 이같은 행위는 주주평등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대주주가 자발적으로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실무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차등배당 결의를 하고 대주주가 이를 용인하면 차등배당이 가능해진다. 또 균등배당 결의 후 대주주가 배당금 중 전부 또는 일부를 포기하면 같은 효과가 생긴다. 다만 참석하지 않은 다른 대주주의 배당을 포기하는 결의를 하거나, 다수결로 일부 대주주에게 배당 포기를 강요하는 것은 무효다.

남양유업이 밝힌 현재 최대주주(51.68%·홍원식 회장) 및 특수관계인(2.17%)의 지분율은 총 53.85%다. 이 최대주주들이 자발적으로 이익을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면 차등배당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차등배당에 대한 고려 없이 배당을 확대할 경우 배당금의 50% 이상이 대주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요구를 거절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000원을, 우선주 1주당 1050원을 지급했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급된 비율)은 17% 수준으로 상장사 평균인 33.81% 보다 낮다.

이태성 기자

배당수익률 따져보니…예금이자·CMA 금리보다 낮아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⑨코스닥 0.52%<상장사 1.62%<증권사 CMA 1.7~1.8%<정기적금 1.92%

[MT리포트] 친시장? 친오너?... 두얼굴의 배당
국민연금이 올 들어 배당확대 요구 등 '스튜어드십코드(주주권 행사)' 행사에 적극 나선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낮은 배당 수익률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사실상 배당이 미미해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이 은행 예·적금이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코스피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62%다. 코스닥 상장사는 0.52%에 그쳤다. 이는 현재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 18개사의 정기예금 1년 평균 수익률(1.91%)에 못 미친다. 정기적금 1년 평균 수익률(1.92%)보다도 낮다.

국내 증권사들의 CMA 금리와 비교해도 수익률이 낮다. 시중금리를 따라가는 CMA 특성상 최근 금리 인상 후 수익률이 더욱 높아졌다. 증권사 CMA는 단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IBK투자증권의 경우 1.7~1.8%의 이자율을 적용한다. 이외에도 대신증권과 유안타증권이 1.65%를 제공해 배당수익률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통상 주식에 투자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주가 차익과 배당액 2가지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기업 성장세가 둔화해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배당수익률 역시 2%에 못 미쳐 국민연금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민연금의 지난해 1~11월 기금 운용수익률은 0.27%를 기록했다. 자산 중 국내주식 수익률이 -14%를 나타내면서 전체 수익률을 갉아먹었다. 10월 약세장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을 배당수익률로 만회해야 하는데, 이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세계 3대 연기금에 꼽힐 만큼 덩치가 크지만 수익률은 꼴찌 수준이다.


한편 지난해 국민연금은 2017 사업연도 배당액으로 1조6280억원을 수령했다. 이중 30대 그룹에서 받은 배당액이 1조602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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