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하락, 소비자물가 더 끌어 내리나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19.02.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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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에 선행지표 생산자물가도 하락세…시장, 올해 소비자물가 1%대 초반 전망

/자료=통계청/자료=통계청


최근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전국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08% 떨어지며 15주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락폭은 서울(0.18%)이 가장 컸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변동요인 중 주택전세가격(한국감정원 기준)은 2017년 12월말 대비 1.8% 하락했다. 2004년 마이너스(-) 5.8%를 나타낸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전세시장도 작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가격은 입주물량에 직접 영향을 받는데 올해까지 입주물량이 굉장히 많다. 또 올해부터는 월세소득에 대한 과세가 강화돼 전세임대 공급이 더 늘어날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45만호 수준이었다. 2012~2017년 평균인 26만호에 비해 크게 늘었다. 부동산 시장은 올해 입주물량도 지난해와 비슷한 40만호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10일 올해 전국 주택 전세가격이 전년대비 2.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셋값 소비자물가지수 5% 좌우…"시차두고 반영"=통계청은 각기 다른 가중치가 부여된 460개 항목의 가격변동을 따져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한다. 전세에 대한 가중치는 48.9로 전체 품목중 가중치가 가장 높다. 전체(1000)에 대한 비중은 5%에 가깝다.

전세가격 하락이 장기화되고 그 속도가 가팔라질 경우 소비자물가 하락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가격 하락은 소비자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며 "지난 1월 경제전망 당시 전세가격에 대한 전망도 포함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4%로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계청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전세가격은 해당월에 이뤄진 거래만 반영되지 않는다. 전세계약이 보통 2년 주기로 이뤄지기 때문에 최대 23개월 전의 가격도 포함된다. 최근 전세가격 하락이 바로 반영되지는 않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전세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소비자물가에는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예상보다 낮은 물가…시장, 올해 1%초반대 전망도=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4%로 전망하고 있지만, 시장은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더 아래를 보는 분위기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로는 0.8% 상승했고, 전월대비로는 0.1% 하락했다. 전월대비 기준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각종 상품, 서비스 가격이 인상되는 연초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낮았다"며 "올해 물가가 최대 1.3%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봤었는데, 1.0%도 가능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국제유가 하락 영향에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째 전월대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1.8%→1.3%), 노무라증권(1.7%→1.0%) 등 해외 주요기관 역시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택시비, 외식비 등 물가 상방요인도 있지만 유가 등 하방요인이 훨씬 더 커 올해 물가 전망치를 1.4%에서 1.2%로 낮췄다"며 "물가 측면에서만 보면 올해 기준금리 인상 명분은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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