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연말 경기침체 시작… 2008년보다 대응 여건 나빠"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2.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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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세계정부정상회의… "현재 불황에 가까운 곳은 유로"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AFPBBNews=뉴스1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AFPBBNews=뉴스1


"올해 말이나 내년쯤 경기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2008년보다 대응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지난 11일(현지시간) CNBC, 이코노믹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는 지난 1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꼽힌다.

이날 크루그먼 교수는 경기 침체가 "한 가지 큰 사건에서 비롯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가지 경제 역풍들이 침체 가능성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그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위기 요인으로 꼽는 미중 무역전쟁이나 유럽 경기 둔화 등에 대해 같은 우려를 나타내며 "지금 불황에 정말로 가까워 보이는 지역은 유로 지역"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격인 유럽위원회는 지난 7일 유로존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3%로 내렸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으로 꼽히는 독일 경제마저 둔화 조짐을 보인 것이 원인이 됐다.

크루그먼 교수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우리가 경기 침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각국 정부의 위기 대응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2008년과 비교할 때 침체에 대응할 만한 여건이 좋지 않음을 강조했다. 크루그먼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이자율을 더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충분했다"며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위기에 충분히 대응할 만한 화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금융위기 직전 해인 2007년 8월까지 5% 수준을 유지하다 2007년 말 2% 수준까지 내렸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해인 2008년 말부터 2015년 말까지 0%대를 유지한 데 이어 단기금리뿐 아니라 장기금리 인하 효과를 내기 위해 국채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양적완화책을 시행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다.

한편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기술기업의 성장세에 대해서도 "곧 버블이 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정책도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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