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슬람혁명 40년…테헤란 중심부서 "미국에 죽음을"

뉴스1 제공 2019.02.1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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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적(미국)은 사악한 목적 달성 못한다"

이슬람 혁명 40주년을 기념해 거리에 나선 테헤란 시민들의 모습 © AFP=뉴스1이슬람 혁명 40주년을 기념해 거리에 나선 테헤란 시민들의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이슬람혁명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란 시민 수만 명이 수도 테헤란 중심부를 가득 메웠다고 AF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9년 2월 11일은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샤(Shah·왕)를 축출하고 이슬람 원리주의(시아파)에 입각한 이란공화국을 선포한 날이다.



통신은 이날 테헤란 아자드광장에서 이란혁명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려 인근 도로의 교통이 우회됐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테헤란 거리 곳곳에 가판대를 설치해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차(茶)와 케이크를 나눠줬다.

이날 군중 앞에 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을 음해하려고 한다면서 "이렇게 길거리 곳곳에 시민들이 나와 있다는 것은 우리의 적(미국)이 사악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외쳤다.



이슬람혁명 집회에 모인 군중 앞에서 발언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 AFP=뉴스1이슬람혁명 집회에 모인 군중 앞에서 발언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 AFP=뉴스1
알자지라통신에 따르면 거리를 메운 이란 시민들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알사우드(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성조기를 불태우고 짓밟는 관례도 이어졌다.

이들 중 일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희화화한 그림이나 반(反)미 구호가 쓰인 팻말을 들고 중심부를 따라 천천히 행진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은 집회 현장에서 알자지라통신에 "나는 이슬람공화국에 충성하지만, 정부의 부패는 뿌리뽑아야 한다"면서 현 정권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혁명 당시 하나로 똘똘 뭉쳤던 이란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시기를 맞고 있다. 민생 파탄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강경 보수연합이 핵심 지지기반인 지방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이란핵합의(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 선언을 하고 고강도 제재를 복구하면서 이란 경제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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