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국민소득 4만불 목표", '3% 성장' 불가능하지 않다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2019.02.1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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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국민소득 4만불 달성의 희망과 정책 필요…불안감 조성은 '경제의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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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국민소득 4만불 목표", '3% 성장' 불가능하지 않다


1인당 국민소득(GNI,명목) 3만 달러 시대다. 지난 1월 22일 한국은행 박양수 경제통계 국장은 “2018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1000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OECD 국가 중 3만 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지금까지 총 23개국으로 우리나라는 24번째 국가로 입성했다. 3만 달러 달성 당시 인구 5000만명이 넘은 나라로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7번째 규모다.



3만 달러 달성 시점의 한국의 경제지표는 OECD 국가와 비교해 더 좋은 수준이다. 3만 달러에 도달한 23개국의 평균 국민총소득(GNI)은 1조1371억 달러, 평균 경제성장률은 2.5%, 평균 실업률은 5.7%,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 수준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국민총소득(GNI) 1조6007억 달러(추정), 경제성장률 2.7%, 실업률 3.8%, 소비자물가상승률 1.5%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나라는 미국(3.8%)이 유일했다.

그럼에도 경제규모 증대와 급격한 인구증가율 감소로 인해 과거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앞으로 계속 유지하기란 녹록치 않다. 국내 각 기관의 잠재성장률 예측을 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2018~2022년 2.7%, 한국은행은 2016~2020년 2.8~2.9% 가량으로 추정했다. 또한 한국개발연구원은 2016~2020년 3.0%로 추정했으나 2021년 2.5%, 2026년 1.8%로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잠재성장률이란 국가가 보유한 자본, 노동력 등의 생산요소로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경제 성장률을 의미한다.



OECD 국가들도 3만 달러를 달성한 이후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실업률이 올랐다. 3만 달러 달성 이후 5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2.5%에서 2.0%로 하락, 평균 실업률은 5.7%에서 6.7%로 상승,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에서 2.3%로 하락했다. 이는 마치 디플레이션 현상처럼 보이지만 자연스런 경제성장 과정이다.

23개국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 후 4만 달러에 도달한 국가는 모두 20개국이며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에 도달하기까지 평균 5.2년이 걸렸다. 그 기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2.9%이고 평균 실업률은 5.4%,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1% 수준이었다. 그러나 4만 달러에 도달한 이후에는 대체로 급격히 경기가 둔화됐다. 4만 달러 도달 이후(이스라엘 제외) 2017년까지 평균 경제성장률 1.9%, 평균 실업률 6.1%,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 1.7%(2016년까지)를 기록했다.

예컨대 일본은 1992년 OECD국 중 4번째로 3만 달러를 달성하고 3년 만인 1995년에 4만 달러를 넘었지만 2017년에 3만9605 달러까지 후퇴했다. 영국은 2002년 3만 달러 달성 후 2004년 4만 달러, 2007년 5만 달러를 넘었으나 2017년 3만8978 달러로 고꾸라졌다.


또한 이탈리아는 2004년 3만 달러 클럽에 가입했으나 성장이 정체되면서 2017년 3만2767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일부 국가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은 후 다시 3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2017년 스페인은 2만8287 달러, 그리스는 1만7957 달러까지 떨어졌다.

경제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레 경제성장률이 둔화된다. 이는 OECD국 모두가 겪었던 과정이다. 23개국 중 과반수가 넘는 국가가 3만 달러 달성 이후 3%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예외도 있었다. 예컨대 3만 달러 달성 당시 우리나라보다 경제규모가 컸던 미국은 이후 5년간 평균 3.7% 성장했다. 경제규모가 우리나라보다 적었던 호주(경제규모 순위 10위, 한국은 7위)도 3만 달러 달성 후 4만 달러를 달성하기까지 평균 3.4% 성장했다.

따라서 3만 달러 달성 후 3%대 경제 성장을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또한 불가능하지도 않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경제 문제를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이해관계로 시빗거리로 삼으면 국민이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 지나친 불안감을 조성하면 국민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경제의 독’이 된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혁신 기업을 육성할 방안을 찾고 균형 있는 소득 분배에 집중해야 한다. 달성 가능한 적정 목표치를 세우고 경제 심리를 안정시켜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견고한 경제 흐름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제는 4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효과적인 경제정책을 조율하고 희망을 불어 넣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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