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화학-농우바이오, 농협 속태운 자회사들의 변신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2.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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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5% 넘는 주가상승률 기록. 남북경협 수혜 가능성도 커

남해화학-농우바이오, 농협 속태운 자회사들의 변신


남해화학 (7,110원 ▼10 -0.14%)농우바이오 (8,050원 ▲10 +0.12%)의 주가경쟁이 뜨겁다. 두 회사는 농협경제지주의 상장 자회사인데 실적과 무관하게 이어진 주가 부진으로 농협의 속을 태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남북경협과 농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만년 저평가' 국면에서 탈피하기 시작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남해화학과 농우바이오는 올 들어 각각 25% 안팎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남해화학은 지난 연말 1만1500원에서 현재(11일 종가) 14300원으로 상승했고 농우바이오도 1만1100원에서 1만3950원까지 올랐다. 이들은 농협경제지주 소속의 유일한 상장기업이다.

남해화학은 1988년 비료판매 자유화로 인한 가격급변을 우려한 농협이 56%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기업이다. 농우바이오는 2014년 창업주인 고(故) 고희선 명예회장 타계 후 1000억원 넘는 상속세를 마련하지 못한 유족들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농협(52.82%)에 편입됐다.



농협이 두 기업 인수에 쓴 돈은 3000억원 정도로 비슷하다. 지분율을 토대로 주당 매수가격을 산정하면 남해화학이 1만원, 농우바이오 3만9000원 수준이다.

농협은 남해화학을 통해 화학비료 수급(내수점유율 45%)을 조율했고 농우바이오에서는 농가에 안정적인 종자공급(내수점유율 25%)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투자성과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남해화학 주가는 2008년 3만2100원을 고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고 농우바이오는 매수단가 이상으로 주가가 오른 적이 없다. 2016년 2만7200원이 고점이다.


주가의 발목은 잡은 것은 아이러니하게 '농협 자회사'라는 딱지였다. 모회사인 농협을 통해 안정적인 내수 판매망과 수출선을 잡을 수 있었으나, 다른 한편에선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남해화학이나 농우바이오 모두 제품 판매가격을 올릴 요인들이 었었다"며 "그러나 이 때마다 농협이 자회사의 수익을 위해 농가에 부담을 지운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자제하는 경향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 남해화학은 2017년 환율상승 및 원자재값 강세로 8.8%의 가격 인상요인이 있었으나, 농협에서는 판매가격을 오히려 전년보다 6% 낮춘 수준으로 입찰받았다. 우량기업임에도 증시의 평가가 좋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북 협력사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인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인프라 투자보다는 비료나 종자 등 농업부문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남해화학은 2000년과 2007년 대북 비료지원 사업에서 전체 규모의 50~70%를 공급한 적 있다. 농우바이오는 북한의 농업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으로 주목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7년 기준 북한인구의 37%인 980만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1인당 농업 생산성은 우리나라의 3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면 남는 인력을 경공업 등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비료, 농약, 농기계 등에 대한 지원을 일차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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