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심 주차장·테니스장에 수소충전소 …"일왕 거주지, 근처에도"

머니투데이 도쿄(일본)=김남이 기자 2019.02.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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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로 밝히는 도쿄올림픽下 ]이동식 수소충전소, 니모히스 구단 가보니 …초기 수소차 보급위해 과감한 결단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설치된 니모히스수소충전소(구단)의 모습. 주차장 부지를 충전소 부지로 바꾼 곳으로 주변에 상업 빌딩이 둘러싸고 있다./사진=김남이 기자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설치된 니모히스수소충전소(구단)의 모습. 주차장 부지를 충전소 부지로 바꾼 곳으로 주변에 상업 빌딩이 둘러싸고 있다./사진=김남이 기자


지난 1일 찾아간 도쿄 지요다구 니모히스 수소충전소(구단)는 도쿄 중심 빌딩 숲 사이에 있었다. 대형 건물들이 충전소를 둘러싸고 있었다. 기존에 주차장으로 쓰이던 곳을 2015년에 이동식 수소충전소 자리로 바꿨다.

더욱 특별한 것은 충전소 위치다. 지요다구는 일본 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국회의사당, 수상 관저, 중앙 부처 청사가 밀집해 있다. 일왕이 거주하는 궁내청은 충전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야스쿠니 신사는 더 가깝다.



니모히스(NiMoHySS)는 '일본 이동식 수소 충전소'의 준말이다. 토요타 수소전기차 ‘미라이’가 2014년 12월 출시되자 부족한 충전소를 보급하기 위해 토요타통상, 이와타니산업, 대양일산이 모여 니모히스를 2015년 2월 설립하고, 그해 3월 지요다구에 충전소를 설치했다.

오모리 겐지 토요타통상 FC모빌리티추진그룹 과장은 "충전소 설립 초기 부지확보가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며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주차장, 테니스장 등을 이동식 충전소 설립 부지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설치된 니모히스수소충전소(구단)의 모습. 주차장 부지를 충전소 부지로 바꾼 곳으로 주변에 상업 빌딩이 둘러싸고 있다. /사진=김남이 기자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설치된 니모히스수소충전소(구단)의 모습. 주차장 부지를 충전소 부지로 바꾼 곳으로 주변에 상업 빌딩이 둘러싸고 있다. /사진=김남이 기자
아이치현 나고야시에 있는 니모히스 충전소는 아이치현청 주차장에 설치됐다. 수소전기차 출시 초기 충전소 부지가 마땅치 않자 현청에서 주차장 부지를 내줬다.

니모히스는 대형 트럭에 수소공급 설비가 탑재돼 있다. 30kg의 저장탱크에서 수소를 공급받아 트럭 내에서 수소가스를 압축한 뒤 수소전기차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30kg 저장탱크로 6대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보통 하루에 3대 정도가 이곳을 이용한다.

이동식이지만 아무 곳에서나 충전서비스를 할 수는 없다. 대량의 전기 공급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정된 장소에서만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 수소충전 트럭의 가격은 1대당 약 3억엔(30억원), 충전요금은 다른 충전소보다 100엔 비싼 1kg당 1200엔이다. 이해타산을 따지면 사업적 매력은 없다.


오모리 과장은 "이동식 충전소의 경제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수소전기차 확산을 위해 이동식 충전소 설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설치된 니모히스수소충전소(구단)에서 관계자가 충전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남이 기자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설치된 니모히스수소충전소(구단)에서 관계자가 충전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남이 기자
이동식 충전 부지는 일반 수소충전소의 30% 정도만 있으면 된다. 공사 기간도 10분의 1 수준이다. 초기에 빠르게 수소충전소를 확대하는데 제격이다.

또 수소충전 트럭 1대로 2곳의 수소충전소 설치 효과를 볼 수 있다. 1대의 트럭이 A지점에서 월·수·금요일 운영하고, B지점에서 화·목·토요일 운영하는 방식이다. 충전지점 근처의 운전자는 운영 날짜를 기억해 충전하면 된다.

니모히스 충전소는 현재 도쿄와 아이치현의 6곳에서 운영 중이다. 향후 이동식 충전소를 더 늘리지 않을 계획인데, 도쿄와 아이치현에 이미 고정식 충전소가 많이 생겨서다. 이동식 충전소로 초기 수요를 잡는 역할은 이제 끝났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 충전소 보급이 부족한 미에현, 기후현 등에서는 이동식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오모리 과장은 "이동식 충전소가 초기에 수소전기차를 구입한 운전자에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성은 없어졌지만 수소전기차의 미래를 보고 3개 회사가 힘을 합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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