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2024년까지 모든 택시에 안전 격벽 설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9.02.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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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까지 시비 50억2900만원 투입해 택시 격벽 설치…야간 운수 종사자 우선 대상으로 설치

서울역 인근 도로에 택시들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스1서울역 인근 도로에 택시들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여성 택시 기사를 승객이 무차별 폭행하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택시 기사에 대한 폭력이 사회 문제로 빈번하게 떠오르자 서울시가 택시 운전자 보호를 위해 2024년까지 운행 중인 모든 택시에 격벽을 설치키로 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22년까지 시비 50억2900만원을 투입해 택시 5만290대에 보호 격벽 설치를 지원한다. 대당 20만원이 드는 격벽 설치 비용 중 절반인 10만원을 시비로 보조해주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올해 택시 250대에 안전보호 격벽을 시범 설치한 후 내년 2500대, 2021년 2만대, 2022년 2만7540대에 격벽을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택시 안전 격벽 설치 비용을 국비로 지원하는 '여객법' 개정도 건의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4년까지 운행 중인 모든 택시에 격벽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택시 격벽은 운전석과 승객이 타는 공간을 분리할 수 있도록 투명 재질로 된 물리적 벽이다. 택시 격벽을 설치할 경우 운전자와 승객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아 폭력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선진국들에서는 택시 기사 보호를 위한 격벽이 대부분 설치돼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야간 운행 운수종사자를 우선 대상으로 설치 희망조사를 한 후 택시 보호 격벽 유형 등 선호조사를 통해 보호격벽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경기도에서는 만취한 택시 승객이 여성 운전자를 무차별 폭행하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10년간 운행 중인 차량 운전자를 폭행한 사건은 3만4980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9건 정도 발생하는 셈이다.

택시 격벽은 2014년에도 시범 사업으로 추진돼 여성 운전자가 모는 택시 30대에 설치했다. 하지만 △운전자 공간이 협소해지는 불만 △택시비 결제가 어려워지는 단점 △업계의 설치비 부담에 따른 반대 의견 등이 나오며 결국 중단됐다.

반면 버스의 경우 2006년부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돼 격벽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운전자의 폭행 부담은 크게 줄어 들었다.

그러나 최근 택시 운전자에 대한 폭력이 늘어나면서 택시 기사들을 중심으로 격벽 설치 찬성 의견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보호격벽 설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 선거에서 민선 7기 공약으로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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