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11일 재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우선 들러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 '실리콘 밸리'의 미래 자동차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사업 방향성을 정할 예정이다.
새해 들어 정 수석부회장이 본격적인 해외경영 행보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해외 첫 출장지로 미국을 낙점한 것은 그만큼 관세 문제가 시급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상무부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자동차 및 부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자동차 업계에 불안이 고조됐고, 한국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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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판매가 활기를 보이고,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출시가 연내 예정돼 있지만 관세 폭탄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승진 이후 미국 행정부·의회 고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수입 자동차 관세부과에 대한 '호혜적 조치'를 요청했다. 사전에 정해진 이 일정 때문에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경제사절단에 동행하지 못했을 정도다.
미 무역확장법에 따르면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부품의 국가안보영향조사 보고서를 오는 19일까지 내고, 제출 90일 안에 미국 대통령이 조치 결정을 내리게 돼 있어 급박한 상황에 직접 등판한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개정됐으니, 호혜적 조처를 바란다"고 현지 고위 당국자들에게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기아차가 미국(앨라배마·조지아)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현지 일자리 창출과 자동차 산업 성장에 이바지해왔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