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외곽순환도로도 좋지만, 경기 회복이 먼저 됐으면..."

머니투데이 울산=조한송 기자 2019.02.11 17:37
글자크기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中-울산 외곽순환도로](1) 동서축 교통망 확충으로 관광산업 및 경기 활성화 기대

편집자주 정부가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대상 사업을 발표하면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성이 떨어진다 해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2020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머니투데이가 예타 면제대상 사업을 꼼꼼히 살펴봤다.

울산광역시 북구 소재 강동문화센터에서 바라본 전경/사진=조한송 기자울산광역시 북구 소재 강동문화센터에서 바라본 전경/사진=조한송 기자


전국에 기습 한파가 찾아온 지난 8일, 울산 북구 산하동의 정자해변을 찾았다. 해안가를 따라 막 들어선 듯한 호텔과 상가 등이 눈에 띄었고,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도 한창이었다.



정자해변이 있는 울산 강동 산하지구는 2026년 준공 예정인 외곽순환도로의 직접적인 수혜지로 꼽힌다. 도로가 준공되면 경부고속도로에서 이곳 정자해변까지 15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이번에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사업으로 확정된 울산 외곽순환도로는 경부고속도로 미호JCT에서 국도31호 강동IC까지 총 25.3km를 연결한다. 사업비는 약 1조원이다.



울산시는 외곽순환도로 개통으로 강동지구 관광 산업이 활성화되고 공업단지 내 화물 차량의 도심 우회로 교통 체증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주민들은 이번 도로 건설이 조선업 침체로 활기를 잃은 지역 경제에 온기를 불어 넣어 주길 바랬다.

정자해변에 걸린 플래카드 /사진=조한송 기자정자해변에 걸린 플래카드 /사진=조한송 기자
◇ "관심도 잠깐 경기 불황 걱정이 더 커요"

"엄마들 사이에서 외곽순환도로 얘기는 며칠 잠깐 나왔다가 쏙 들어갔어요. 아직까지 와닿지 않는 데다 더 관심 있는 건 그래서 집값이 오를 것이냐예요."


강동 산하지구에 거주하는 이미선(가명·38세) 씨는 6년전 남편 직장을 따라 경기도 부천에서 울산으로 이주했다. 남구에 거주하다 강동 산하지구가 있는 북구로 이사온 지 5년째다. 2014년 강동산하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대단지 공동 주택 입주가 시작되던 무렵이다.

정자해변 등 강동관광단지가 개발되면서 집값이 오르리라 기대했지만 진척 속도는 더뎠고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데다 조선업 경기 불황으로 사람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간 영향이다.

지역 주민들은 도로 건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침체된 지역 경기를 살리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북구청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도로가 생기면 인근 지주야 보상받아 좋겠지만 일반 주민들과는 큰 관련이 없지않겠냐"면서도 "관광객도 포항, 경주로 뺏기는 마당에 뭐라도 생겨서 활기를 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 추정지 /사진=조한송 기자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 추정지 /사진=조한송 기자
◇부동산 경기마저 불황…"지역경제 불씨 기대"

지역주민 및 중개소 등에 따르면 울산시 내 부동산 가격은 최근 2016년 말 고점 대비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북구 송정지구 내 아파트 가격은 분양가 대비 많게는 5000만원 가까이 내렸다.

앞선 중개소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는 식당을 개업하고자 묻는 사람의 발길도 끊겼다. 부동산 매매가 없다보니 중개소 역시 임대료 내기도 버거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조선, 자동차 등 지역 내 주력 산업 침체는 불황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울산의 인구 유출과 자영업자 폐업률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울산시는 이번 외곽순환도로 건설로 강동지구의 관광 산업이 활성화되고 울산 지역 경제가 되살아 나길 기대했다.

울산시청 관계자는 "인구가 적은 지방은 예비타당성을 조사하면 경제성에서 밀려 사업을 따내기 어렵다"며 "인구도 줄고 침체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