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성노조 때문에…르노삼성,日에 일감 뺏길 판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장시복 기자 2019.02.10 14:33
의견 2

글자크기

르노삼성 노조 '총파업' 카드 만지작-9월 로그 위탁 생산 만료에 佛본사 "파업공장에 일감 못줘"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1월 27일 부산공장에서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로그'의 북미 수출 50만대 생산 돌파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엔 (오른쪽 첫번째부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프랑스, 일본, 한국을 대표하는 르노삼성차의 최고경영자(CEO) 도미닉 시뇨라 사장, 얼라이언스 제조부분의 일본-한국을 총괄하는 닛산의 혼다 세이지 부사장(SVP), 르노삼성차 제조본부장인 이기인 부사장 등을 비롯해 1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1월 27일 부산공장에서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로그'의 북미 수출 50만대 생산 돌파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엔 (오른쪽 첫번째부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프랑스, 일본, 한국을 대표하는 르노삼성차의 최고경영자(CEO) 도미닉 시뇨라 사장, 얼라이언스 제조부분의 일본-한국을 총괄하는 닛산의 혼다 세이지 부사장(SVP), 르노삼성차 제조본부장인 이기인 부사장 등을 비롯해 1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장기 파업 중인 르노삼성차 노동조합(노조)에 대해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그룹의 경고장이 날아왔다. 파업을 계속하면 르노삼성이 생산하고 있는 닛산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로그 후속 물량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총파업도 가능하다"며 강경입장이다. 르노삼성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협력적 노사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파업 공장에 물량 못 준다 vs 협박 안 통해"=주재정 르노삼성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10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최근 노조 지도부 워크숍을 갖고 사측과의 협상을 위한 장기계획을 정했다"면서 "사측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파업 수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13일과 15일 부산공장 부분 파업을 진행한다. 지난달 사상 처음 파업에 참가한 직영 10개 정비사업소 노조도 파업에 동참한다. 주 수석부위원장은 "정비사업소 파업 참여는 노조원들이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사측 제시안을 기다리겠지만, 변화가 없다면 금속노조와 협력해 파업 강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기본급 인상 문제를 두고 노사가 아직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도 매듭짓지 못했다. 국내 완성차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 타결에 실패했다. 노조는 지금까지 28차례 부분파업(112시간)을 벌이고 있다. 2011년 노조 설립 이후 최장 기간이다. 이 기간 5000여 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기본급 인상 여부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6.3%) 인상을 주장하지만, 사측은 기본급 유지 대신 보상금 지급 등으로 대신하자는 태도다. 노조는 르노 본사가 수천억의 배당금을 챙겨가면서도 직원들에겐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임금이 오르면 생산원가도 올라 본사가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게 사측 주장이다.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은 지난 1일 영상 메시지에서 "파업을 지속하면 로그 후속 물량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본 규슈 공장에 비해 부산 공장의 비용이 20%가량 높다"고 주장했다. 르노삼성은 2014년에 로그 물량 배정을 놓고 일본 닛산 규슈공장과 경쟁을 벌였다.

노조의 강경한 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금속노조로의 체제 전환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바 있다. 박 위원장 당선은 그간 노조원의 임단협 불만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노조는 2012~2013년 2년간 임금을 동결했고, 2015년부터 3년 연속 무파업 기록을 세우며 온건 성향이었다.

◇로그 물량 못 받으면 부산공장 생산 절반 줄어…지역 경제 타격=현재 르노 본사는 르노삼성 지분 79.9%를 보유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2014년 8월 북미 수출형 닛산 로그를 처음으로 생산했다. 로그는 연간 수출이 10만대 수준으로 적자에 허덕이던 르노삼성 경영을 본궤도에 올린 모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생산 4년 만에 생산 물량 50만대도 돌파했다. 50만대 돌파 기록은 1998년 출시된 SM5가 2006년에 달성한 이후 로그가 두 번째다.

르노삼성의 로그 위탁생산 계약은 오는 9월 끝난다. 지난해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차량 21만5809대 가운데 49.7%인 10만7262대가 로그였다. 로그 후속 물량을 받지 못하면 르노삼성은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르노삼성은 부산 한 곳에만 완성차 공장을 두고 있다. 일감이 줄어들면 대규모 인력감축 우려도 나온다. 부산·경남 지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반제품 조립방식 생산 라인을 부산공장에 설치하기로 했지만 '로그' 생산량 상쇄는 역부족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에 우호적이었던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 해임 등 르노삼성 물량확보에 대한 대외 상황도 악화됐다"며 "후속 SUV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르노삼성의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나의 의견 남기기 의견 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