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무산에 2180선 내준 코스피…더 떨어질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2.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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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올 들어 4.4조 매수한 외국인, 순매도세 전환…전문가 "지수 단기 상승한데 따른 기술적 부담 탓"

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미·중 무역협상 무산 소식에 코스피 지수 2180선이 무너졌다. 올 들어 순매수를 지속했던 외국인들도 매도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 증시 투자자들을 괴롭혔던 '익숙한' 악재다. 노출된 악재에도 지수가 크게 반응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세가 일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8일 오전 11시29분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24% 떨어진 2176.14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물러 725.89를 나타내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장 초반 약보합권에서 출발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키워 오전장 중 2180선이 무너졌다.



시총 대장주들도 하락세다. 삼성전자 (78,100원 ▼300 -0.38%)가 3% 이상 하락해 4만5000원을 밑돌고 있고 SK하이닉스 (184,500원 ▲700 +0.38%)도 4%대 약세다.

하락세를 이끄는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현재 1682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기관도 동반매도에 나서 312억원 어치 팔고 있다. 개인만이 홀로 1889억원 어치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전날까지 4조4800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2200선을 회복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증시 저가 메리트,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 등이 순매수세에 고루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들이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노출된 악재에 팔자세로 돌아서면서 증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것이 외국인인만큼, 이들의 태세 전환에 증시가 재차 조정받을지 모른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 따른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보다는 코스피 지수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는 휘발성이 있는 이슈고 매번 상황이 바뀔 수 있어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주가가 많이 올라온 상태에서는 노출된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현재 증시를 '노멀 장세'라고 표현했다. 증시가 2011년 차이나 리스크에 노출된 이후 장기간 횡보해왔는데, 2017년 예외적 활황장을 벗어나 다시 횡보장세에 들어섰다는 판단이다.

김 센터장은 "올해 외국인이 2017년 6월 이후로 가장 큰 매수세를 보이면서 지수가 2000선에서 2200선까지 올라왔다"며 "이제 주가가 싸다는 매력은 희석됐기 때문에 더 이상 탄력적으로 오르긴 힘들 것이고 크게 하락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도 "그간 외국인 매수세에 비하면 오늘 낙폭이 깊다고 할 수 없다"면서 "단기 상승에 따른 기술적 부담과 이 과정에서 매수 공백 현상이 발생해 거래없이 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증시가 외국인에 크게 휘둘린다는 점은 재차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이 결론을 내기 위해 협상을 하는 건데 그 과정에서 노이즈가 나타날 때마다 매번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미중 무역협상을 통해 어떤 결과가 나오고, 양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앞으로도 미중 무역분쟁 악재가 증시에 소폭 영향을 미칠 순 있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해 연말 이후 한국 증시가 미·중 무역협상 기대속에 반등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것은 부정적"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말 시진핑 주석과 만날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 3월1일까지 협상타결이 되지 않으면 휴전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분석 등을 고려할 때 극단적인 사태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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