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저승사자' 모건스탠리의 잇단 경고…이번에는?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9.02.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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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모건스탠리, 2018년 업황 둔화 전망 내놓으면서 돌풍

편집자주 지난해 8월 반도체 슈퍼사이클 고점이 가까워졌다는 저승사자같은 분석이 나왔다. 반년 동안 반도체기업 주가는 추락했고 수출전망도 암울해졌다. 올해 들어 상황은 급반전됐다. 1월 한달간 삼성전자는 20% 올랐다. 다소 성급한 바닥론까지 나온 반도체 경기, 진실은 무엇일까.

'반도체 저승사자' 모건스탠리의 잇단 경고…이번에는?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The worst is behind)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올해 반도체 업황 전망을 이같이 표현했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등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지만 이를 본격적인 '상승'이라고 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오히려 디램(DRAM)이나 낸드(NAND) 수요가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이란 전망을 두고 지나친 낙관이라고 지적했다.

숀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지난달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D램 가격이 곧 회복되고 경영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올 하반기 생산량 조정에 더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익과 가격 하락 전망에 반도체 종목들의 EPS(주당순이익)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4만2000원에서 4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6만3000원에서 6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달 31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에는 올 2분기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디램과 낸드 가격 하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을 긍정적으로 만들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전 분기 대비 38.6% 줄었다고 발표했다.



킴 연구원은 "이전에 예측한 대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삼성전자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이달 삼성전자에 유입된 자금은 상당했지만 하반기 실적을 더 긍정적으로 만들 요인이 없는 만큼 주가를 지지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달 말 공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10 행사도 (기존) 목표를 바꿀만 할 것 같지는 않다"고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는 올 상반기까지 이러한 흐름(가격 하락)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물론 모건스탠리의 전망이 꼭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 사례들을 봤을 때 해당 리포트를 무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2017년 11월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찬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나홀로 반기를 들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경고를 날렸다.

반도체 주가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디램 및 낸드 가격 하락 등이 이유였다. 당시 숀 킴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24% 가량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21% 내렸다.

국내 대형주 펀드매니저는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는 직접 투자할 때 도움을 받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개별 주가가 크게 움직일 때 리포트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때마다 참고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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