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세운 2019년도 경영계획을 최근 다시 손봤다. 지난해 4분기부터 빠지기 시작한 D램·낸드플래시 등 주력 제품 가격이 예상보다 더 하락했기 때문이다.
양사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무엇보다 재고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경쟁적으로 서버 투자 경쟁에 나섰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이른바 'MAGA' 수요가 급감하면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재고 부담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흐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D램(PC용 DDR4 8Gb 제품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8.19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뒤 지난달까지 4차례에 걸쳐 26.7% 하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고공행진이 꺾이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가격이 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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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2분기로 예정된 인텔의 신규 CPU(중앙처리장치) 출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신규 CPU 출시에 맞춰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다. 업체별 재고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는 실적 회복이 시작되는 시점을 2분기 말로, SK하이닉스는 3분기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3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해 실적 회복세가 시작되더라도 지난해 3분기 수준의 초호황은 아닐 것이라는 데 업계 의견이 일치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매출이 182조1120억원으로 지난해(185조6960억원)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 업체 비중이 큰 D램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5조8080억원에서 올해 107조5200억원으로 7% 이상 감소할 것으로 봤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상반기 실적이 부진해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이 9조원 수준이던 2016년 이전 상황과 비교하면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짧게 보면 과열됐던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고 길게 보면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