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새해 첫 출장지는 中 메모리반도체 공장…4일 출국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02.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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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격려하고 2공장 공사현장 살펴…반도체 위기 돌파 '현장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 부회장이 설 연휴 기간 중국 시안 반도체 단지를 방문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직접 현장에서 활로를 찾는 행보로 해석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설날 하루 전날인 4일 중국 시안으로 떠났다. 새해 첫 해외출장이다. 시안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가 있는 곳이다.



이 부회장은 이곳에서 설 명절을 지내며 중국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연휴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중국은 춘절 연휴 기간이 4일부터 10일까지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70억달러(약 7조9000억원)를 들여 짓고 있는 반도체 2공장의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2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 생산능력이 웨이퍼 기준 월 20만장으로 2배 늘어난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7조7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7% 줄었다. 역대 최대 성적을 낸 3분기 영업이익(13조6500억원)과 비교하면 43.1%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이 1월 말 6.00달러로 전달(7.25달러)보다 17.2% 떨어졌다. 2016년 6월 고정거래가격이 집계된 이후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크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의 고정거래가격도 3.0% 떨어지며 지난해 초 대비 총 19.3% 하락했다.

재고 누적과 수요 부진, 비관적 경기전망이 맞물리며 반도체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때문에 이 부회장이 시안공장을 살펴보고 2공장 양산 시점과 출하량 조정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그가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만큼 현지 관계자들과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도 보인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공식행사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10일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를 안내했으며, 이어 15일엔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한 '2019 기업인의 대화'에 참석했다. 30일에는 화성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당 관계자들을 만나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명절기간 해외출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설 연휴에 미국 이동통신사 미팅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른 바 있으며, 2016년 추석 연휴엔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접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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