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보복' 中, 캐나다 농가 겨냥…카놀라 수입 줄여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2.0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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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 줄이고 화물 하역 지연…수출 줄며 캐나다 카놀라 재고 역대 최대치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AFPBBNews=뉴스1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AFPBBNews=뉴스1


중국이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이후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을 줄이고 화물 하역을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문제로 시작된 양국의 갈등이 무역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중국 부두 곳곳에서 캐나다산 카놀라 하역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에 일부 중국 기업들은 수입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유전자변형식품(GMO) 검사를 이유로 하역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거래상은 "지난 12월 말에 도착한 카놀라 화물이 통과되기까지 평소보다 두 배에 가까운 20일이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중국 거래상들은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 한 거래상은 로이터에 "매우 예민하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캐나다산 카놀라를)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른 거래상들은 멍 CFO의 체포 이후 캐나다-중국 간 카놀라 운송량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 통계청은 전날인 5일 지난해 12월 캐나다 카놀라 재고가 역대 최대치인 1460만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통계청은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의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카놀라유 수출은 전년대비 7% 가까이 줄었다. 캐나다는 세계 최대 카놀라 생산국으로, 중국은 지난해 전체 카놀라 수입량의 90%(19억달러)를 캐나다로부터 사들였다.



결국 캐나다산 카놀라의 최대수입국인 중국이 멍CFO 체포에 대한 보복으로 카놀라를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농기업 인텔리팜의 브라이언 보스 대표는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대해 "중국이 멍CFO 체포 이후 수입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이 캐나다를 괴롭히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식용기름으로 많이 쓰이는 카놀라유는 지난 1970년대에 캐나다에서 개발된 캐나다의 특산품이자 상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농기업 관계자는 "대두 같은 다른 농산품 수출에는 타격이 없다"면서 "(카놀라유 수입 중단 및 지연을 통해) 중국이 캐나다의 약점을 제대로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수출 농기업의 부진마저 이어지면 재선이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지지기반인 대두 농가를 겨냥해 미국산 대두에 관세를 부과하고 수입을 중단한 바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2월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멍CFO를 체포하자 석방 불이행시 캐나다에 대한 보복을 불사하겠다고 밝혀왔다. 중국 농업협회는 카놀라 등 캐나다산 오일시드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현재 캐나다시민 2명을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혐의로 억류하고 있으며, 캐나다인 마약사범에는 이례적으로 사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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