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오징어 '찾아오는' 고등어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19.02.0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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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오징어 어획량 32년만에 가장 적어, 고등어 어획량은 10년만에 최대

(양양=뉴스1) 고재교 기자 = 18일 오전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에서 어민들이 갓 잡아온 오징어를 분류하고 있다. (양양군 제공) 2019.1.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양양=뉴스1) 고재교 기자 = 18일 오전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에서 어민들이 갓 잡아온 오징어를 분류하고 있다. (양양군 제공) 2019.1.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연근해에서 잡힌 오징어가 전년보다 절반 감소했다. 오징어 어획량은 최근 급감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줄었다. 연간 어획량은 32년 만에 가장 적다. 새끼 오징어를 뜻하는 '총알 오징어'까지 식탁에 오를 정도다.

2일 해양수산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의 오징어 어획량은 전년(8만7024톤)보다 50.5% 감소한 4만3109톤이다. 최근 5년간 평균 어획량(13만6582톤)과 비교하면 68.4% 줄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오징어의 연간 어획량은 20만톤 이상이었다. 2003년에는 한 해 동안 23만3254톤의 오징어가 잡혔다. 그러나 이후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7년에는 어획량이 10만톤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기록한 4만3109톤의 오징어 어획량은 1986년(3만7241톤) 이후 가장 적다. 어획량이 줄면서 오징어 값은 오르고 있다. 지난해 오징어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20.9%다. 2017년에도 오징어 값은 49.9% 올랐다.



결국 '총알 오징어'까지 대거 유통되고 있다. 현행법상 체장(몸길이) 12cm 이하인 오징어는 잡을 수 없다. 그러나 '어획량 중 해당 크기의 오징어를 20% 미만으로 포획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단서조항이 달려 있다.

과거에는 '총알 오징어'로 돈벌이를 할 수 없어 유통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명태 새끼인 노가리가 대거 유통되면서 명태의 씨가 마른 것처럼, '총알 오징어'가 오징어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해수부 관계자는 "겨울철 동해의 저수온과 여름철 황해의 고수온 영향으로 오징어 어장 형성이 부진했다"며 "최근 해양환경 변화와 과도한 어획에 따른 자원상태 악화로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올해 들어 오징어 어획량이 늘고 있다. 기저효과와 수온의 일시적인 영향 탓이다. 늘어난 어획량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오징어 포획금지 체장 규정을 좀 더 엄격하게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

오징어와 함께 '국민 수산물'로 꼽히는 고등어의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해 연근해에서 잡힌 고등어는 전년보다 36.2% 늘어난 14만1513톤이다. 연간 고등어 어획량은 2008년(18만7240톤) 이후 최대다.

해수부 관계자는 "고등어의 주요 어장인 제주 주변해역에 연중 적정수온이 형성되면서 자원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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