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8년 만에 갈아치운 증시 신기록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2019.02.0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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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칼럼]

삼성전자, 18년 만에 갈아치운 증시 신기록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올 1월 19.3%(삼성전자 우선주 18.1%) 상승하며 2001년 이후 18년 만에 1월 증시 상승률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저점을 기준으로 하면 상승률이 23.2%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올 1월 상승률은 한국거래소의 주가 데이터가 존재하는 1995년 5월 이후 1월 기준으로 역대 3위다. 그리고 월별 상승률 전체를 통틀어 역대 4위에 해당된다. 올 1월보다 상승률이 높았던 해는 IMF 외환위기로 증시 급등락이 펼쳐졌던 1998년과 그 여파가 남아 있던 2001년 뿐이다. 따라서 올 1월 삼성전자의 상승률은 정상적인 시장 하에서 기록한 최고치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올 1월 상승은 1도 예상 못한 반전의 결과였다. 올 초 코스피지수가 2000선이 무너졌을 때 시장 분위기는 침울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1월 8일 저조한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을 땐 모두들 쇼크에 빠졌다. 투자심리는 곤두박질쳤고 아무도 증시를 낙관하지 못했다.



증권사와 언론은 반도체 불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비관적인 전망 기사를 연일 내놓았고, 지난해 삼성전자를 4조9296억원(삼성전자 우선주 2123억원) 순매도한 외국인은 새해 들어서도 매도 우위를 계속 유지하며 비관적인 입장을 취했다.

지난해 내내 삼성전자가 하락한데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반도체마저 꺾였다는 소식에 모두들 삼성전자가 얼마나 더 추락할지 걱정했다. 당시 감히 주가 바닥을 입 밖에 내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연초에 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비관적일 때 삼성전자의 바닥을 감지한 투자자들이 있었다.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적인 보도가 늘어날 때 이들은 반도체주가 바닥을 쳤다며 투자포커스를 반도체주 등 경기순환주로 이동했다.(☞관련기사: "반도체주 바닥 쳤다"…월가는 반도체주에 베팅 시작)


언론과 뭇사람들이 반도체와 삼성전자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추가 하락을 우려할 때 투자 현인들은 기회를 발견했다. 다들 팔아야 한다고 말할 때 고수들은 주식을 샀다. 외국인은 1월에만 삼성전자를 2조3352억원(삼성전자 우선주 2053억원) 순매수했다. 지금까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이 월 2조원을 넘은 경우는 지난 2000년 3월(2조711억원) 단 한 번 뿐이었다. 외국인은 19년 만에 처음으로 월 2조원 이상을 삼성전자에 쏟아 부었다.

외국인의 올 1월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한국거래소의 주가 데이터가 존재하는 1995년 5월 이후 1월 기준으로 역대 1위일 뿐만 아니라 월별 순매수 전체를 통틀어서도 역대 1위다. 우선주까지 모두 순매수 역대 1위다.

삼성전자가 1월 기록한 외국인의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수와 사실상 최고 수준의 주가 상승은 '삼성전자가 최악은 지났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내는 것이고, 또한 하반기 실적 회복을 두고 불명확한 우려에서 점차 시장의 컨센서스로 굳어 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잇따라 삼성전자 (79,600원 ▲700 +0.89%)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1일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4만6000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미래에셋대우도 1일 삼성전자 목표가를 5만8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올렸다. 신영증권도 이날 목표가를 4만7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상향 조정된 목표가는 현재 삼성전자 주가 대비 8~23% 높은 수준이다.

새해 초만 해도 지독한 비관론이 시장 전체를 짓누르면서 삼성전자가 반등할 거라 믿는 사람이 전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도 안 돼 투자심리가 180도 달라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투자자 입장에선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삼성전자의 바닥이 어딘지 걱정해야 했지만 지금은 삼성전자가 어디까지 반등할 건지 즐거운 고민을 해야 할 판이다. 향후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목표가 상향조정 리포트가 나올 경우 삼성전자의 추가 반등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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