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이재은 기자
"해도 해도 너무하다. 뭘 판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젊은층 사이에서 일본 가정식, 일본식 디저트 등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어로 된 간판과 메뉴판, 상품 등이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미 널리 쓰이는 단어가 있어 굳이 일본어를 쓰지 않아도 될 곳에까지 일본어를 사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도는 일본어 범람의 한 예시일 뿐이다. 맛챠(말차·가루녹차), 코히(커피), 모찌(찹쌀떡), 케키(케이크), 스테키(스테이크), 앙버터(팥버터빵·あんこ(앙꼬·팥)バター(버터)의 준말) 등도 자주 쓰인다.
아예 일본식으로만 메뉴를 써 두어 밑의 한글 설명을 읽지 않으면 무슨 메뉴인지 알기 어렵게 해둔 식당들도 적지 않다. 전주의 한 돈까스 전문식당은 간판을 일본어로 걸어두고 모든 메뉴를 일본식으로 음차해 적어뒀다. 히레카츠, 가라아게, 카츠동, 토마토치즈카츠, 탄탄멘, 오야꼬동, 야끼도리카레, 아부리사케동, 사케야끼, 아게다시두부 등이다.
이처럼 일본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데 대해 반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직장인 한모씨(25)는 "이전에 초밥집을 갔는데, '엔가와'(광어 지느러미) '이카'(오징어) 등 모든 메뉴가 일본어로만 써있었다"면서 "몇개는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어서 '이게 뭔 뜻이냐' 물었더니 '이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대답이 돌아와 당황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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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냉장우동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2017년 12월 가쓰오우동과 함께 와카메우동, 얼큰우동 등을 출시했다. 당시 '미역 우동'을 굳이 일본식인 '와카메 우동'으로 써야했냐는 반응이 나왔지만, 사측은 제품의 차별화를 위해 일본식 표현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최근 CJ제일제당은 '얼큰우동'이란 이름으로 판매하던 제품을 일본식인 '카라이우동'으로 바꾸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 가츠산도(왼쪽)와 타마고산도/사진=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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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일본어 언어의식 및 간판언어에 대한 연구'(2010, 중앙대 일어교육)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용되는 일본어 간판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답변이 522명 중 362명으로 약 70%를 차지했다. 이 논문에서 진옥자씨는 "무분별하게 일본어를 수용하고, 남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실용적으로 꼭 필요할 때만 올바른 표기법에 따라 사용해 한국인의 언어의식에 혼란을 가져오지 않아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