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력 반도체 D램 가격 1월에 또 17% 급락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01.3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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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달새 26.7% 떨어져…"2분기 이후 수요 점진 개선 전망"

삼성 주력 반도체 D램 가격 1월에 또 17% 급락


삼성전자 (79,600원 ▲700 +0.89%)SK하이닉스 (182,300원 ▲3,600 +2.01%)의 주력 반도체 제품인 D램 고정거래가격이 1월 17% 넘게 하락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이 1월 말 6.00달러로 전달(7.25달러)보다 17.2% 떨어졌다.

한달새 하락폭이 2016년 6월 이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이 집계된 이후 가장 크다. 지난해 9월(8.19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뒤 낙폭이 26.7%에 달한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가 대형 거래처에 제품을 공급할 때 계약하는 거래가격이다. 전체 D램의 90% 이상이 고정거래가격으로 거래된다.

낸드플래시(128Gb MLC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1월 4.52달러로 전달(4.66달러)보다 3.0%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초 5.60달러에서 같은 해 7월, 9월, 12월에 이어 이달까지 네차례에 걸쳐 19.3% 하락했다.

시장에선 D램 가격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 연말 보고서에서 올 1월 D램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누적과 수요 부진, 비관적 경기전망의 3박자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초호황 국면의 막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이런 하락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업체도 설비투자를 미루고 방어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글로벌전략회의에서도 반도체 투자 규모와 속도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라인 2층에 월 2만장 규모의 D램 라인을 조성하기 위해 올 1분기를 목표로 장비를 발주했다가 지난 연말 이례적으로 반입 일정을 미뤘다.

미국 반도체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20% 줄어든 180억달러(약 20조1600억원)로, SK하이닉스는 22% 줄어든 100억달러(11조2000억원)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이 6대 4, SK하이닉스는 8대 2 수준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전체 매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80~85%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7조7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7% 줄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역대 최대 성적을 낸 3분기 영업이익(13조6500억원)과 비교하면 43.1% 감소했다.

4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18조75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2% 줄었고 지난해 3분기보다 24.3% 감소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 2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주력 반도체 D램 가격 1월에 또 17%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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