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이 1월 말 6.00달러로 전달(7.25달러)보다 17.2% 떨어졌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가 대형 거래처에 제품을 공급할 때 계약하는 거래가격이다. 전체 D램의 90% 이상이 고정거래가격으로 거래된다.
시장에선 D램 가격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 연말 보고서에서 올 1월 D램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누적과 수요 부진, 비관적 경기전망의 3박자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초호황 국면의 막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이런 하락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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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업체도 설비투자를 미루고 방어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글로벌전략회의에서도 반도체 투자 규모와 속도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라인 2층에 월 2만장 규모의 D램 라인을 조성하기 위해 올 1분기를 목표로 장비를 발주했다가 지난 연말 이례적으로 반입 일정을 미뤘다.
미국 반도체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20% 줄어든 180억달러(약 20조1600억원)로, SK하이닉스는 22% 줄어든 100억달러(11조2000억원)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이 6대 4, SK하이닉스는 8대 2 수준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전체 매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80~85%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7조7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7% 줄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역대 최대 성적을 낸 3분기 영업이익(13조6500억원)과 비교하면 43.1% 감소했다.
4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18조75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2% 줄었고 지난해 3분기보다 24.3% 감소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 2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