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왜 인수하나…"LNG선 시너지효과 기대"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이건희 기자 2019.01.3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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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절감·수익개선 도모…업계 "슈퍼사이클 없을 것, 구조조정 마무리단계여서 지켜봐야" 경계론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왜 인수하나…"LNG선 시너지효과 기대"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은 왜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인수에 나섰을까. 31일 KDB산업은행이 발표한 대우조선 민영화 방안에 따르면, 국내는 물론 세계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이 2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서 조선업계는 '빅뱅' 수준의 대변화를 맞게 됐다. 국내 조선업계가 기존 '빅3'에서 '빅2'로 재편될 전망이다.

◇조선업계 "예고됐던 '빅2' 현실화"=이날 양사가 M&A(인수합병)를 위한 조건부 MOU를 체결한 가운데, 조선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오랫동안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3사를 중심으로 한 '빅3'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공급과잉에 따른 글로벌 조선업계의 위기가 지속하고 '헐값 수주'에 따른 수익성 문제가 몇년간 지속돼왔다. 이때문에 일본 등 다른 나라 사례처럼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빅2'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내부와 정부 안팎에서 대우조선의 인수합병이 검토돼왔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2017년에 이어 작년에 흑자를 이어가며 어느 정도 경영 정상화를 이룬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조선업계가 수주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왜 인수하나…"LNG선 시너지효과 기대"
◇"고부가치선 시너지 효과 기대…슈퍼사이클은 안올 것"=양사의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대우조선이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수주전 등에서 국내 업체들끼리 경쟁을 줄이고 '저가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한국 조선업은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국가별 연간 수주실적 1위를 달성했다.



2018년 선박 발주량(2860만CGT)이 2017년(2813만CGT)과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한국이 큰 격차로 중국을 따돌릴 수 있었던 건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일감을 모조리 차지했기 때문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작년 1∼11월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총 65척 가운데 국내 대형 3사가 수주한 실적은 56척(86.2%)에 이른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25척, 대우조선해양이 17척, 삼성중공업이 14척을 각각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쳐질 경우 전 세계 LNG선 발주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을 확보할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LNG선 발주량은 69척으로 작년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3사간 '출혈 수주 경쟁'이 사라지면 '원가는 낮추고, 선가는 높이는' 수익성 개선이 가능해진다. 1, 2위 조선사가 합쳐지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구매단가를 낮추고, 이익을 남기면서 수주량을 함께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대우조선은 쇄빙선, 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현대중공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위와 2위의 매머드급 결합으로 지난해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조선업 시장에 '날개'가 달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출혈 경쟁을 줄이고, 대우조선해양은 주인 없는 회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 인수 리스크를 안고 있던 삼성중공업도 불확실성을 해소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업계는 1, 2위의 결합이나 수주 회복세가 곧 슈퍼사이클(대호황)로 이어질 거라는 낙관론은 경계한다. 업계 관계자는 "섣부른 낙관보다는 현대중공업이 '모험'에 나섰기에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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