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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청년 뽑으려면"…금융공기업 명퇴금 '현실화' 될까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1.3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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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의 정석]금융공기업 퇴직금, 시중은행 절반에도 못 미쳐

편집자주 새해 들어 은행권에서 시작된 명예퇴직이 일반기업, 공공기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명예’는 빛바랜 수식어일 뿐,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야 하는 서글픈 퇴장인 경우가 많다. ‘내년 설에도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모처럼 모인 가족·친지를 바라보는 한국의 중장년들의 어깨를 부양의 무게가 짓누른다.




"금융공기업 직원의 퇴직금을 많이 줘서 희망퇴직을 하면 10명이 퇴직할 때 7명의 젊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최종구 금융위원장)

정부가 금융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 퇴직금 규정 개정을 통한 명예퇴직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퇴직금 때문에 금융공기업의 명예퇴직이 유명무실해진 만큼, 이를 현실화해 세대간 일자리 빅딜을 유도하겠다는 목적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노사는 올해 임금피크 대상 직원들의 명예퇴직 제도 도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가 금융공기업 등 공공기관들의 퇴직금 규모 확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노사합의문에 "2019년 중 명예퇴직 제도의 조속한 시행을 위해 노사가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으며, 기업은행도 "임금피크 직원 대상 특별퇴직제도를 신설해달라"는 노조 요구에 사측이 "지속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조직 고령화에 따른 업무 효율성 저하, 다수의 시니어 직원들로 인한 승진 적체 심화 등 여러 부작용에 대한 노사가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1990년대 초·중반 대거 입사한 50대 후반 직원들이 차례로 임금피크에 진입하면서 3~4년 후에는 임금피크 대상 직원이 많게는 전체의 20%에 가까워지는 금융공기업도 나올 전망이다.

실제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2년 임금피크제 직원의 비중은 산업은행은 18.2%, 기업은행은 12.3%, 수출입은행은 7%(이상 2016년 정원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직원 10명 중 많게는 2명, 적어도 1명이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기형적인 구조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은 2010년, 산업은행은 2014년, 기업은행은 2015년을 마지막으로 명예퇴직자가 없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감사원의 ‘방만 경영’ 지적 후 퇴직자에게 지급될 임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산업은행의 경우 임금피크에 진입하면 연봉 5년치(500%)의 290%를 5년간 나눠 받게 되지만,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받는 돈은 절반 이하인 150%(연봉 1년 6개월치)에도 못 미친다. "대개 2~3억원에 그친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직원 입장에선 임금피크 진입보다 손해보는 명예퇴직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시중은행들이 역대 최고 조건으로 대규모 명예퇴직을 시행하면서 금융공기업의 박탈감은 더 커졌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보통 월 급여 36개월치의 특별퇴직금을 약속했다. 이는 임금피크 진입 후 받을 돈이 대략 5년 연봉의 절반인 250% 수준이라면, 명예퇴직 선택 시 50%(6개월치) 가량을 얹어주겠다는 것이다. 금융공기업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베이비부어 세대인 고연차 직원들이 본격적으로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고 2022년 이후에 정년을 맞아 일시에 대거 퇴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위는 기재부에 '베이비부머' 세대 직원의 대규모 퇴직사태로 인한 인력공백을 막기 위해서라도 퇴직금을 조정해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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