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은 수직 관계를 품에 안고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시스템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구글은 다르다. 익숙하고 오래된 관습의 장점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이를 뛰어넘지 않고선 앞서갈 수 없기 때문이다.
구글은 신입사원부터 CEO까지 모든 구성원의 뇌가 온라인을 통해 긴밀히 연결돼 하나의 팀처럼 일한다. 그런 협업 시스템과 문화 덕분에 인원이 아무리 늘고 사업 가짓수가 많아도 스타트업처럼 재빠르게 일할 수 있다.
구글은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개인의 천재성이 조명된 영웅담의 결과물이 아니다. 오히려 스탠퍼드대의 교수와 투자자, 에릭 슈밋과 동료들이 창업자들의 가치와 열정에 공감하고 도박한 모험담에 가깝다.
저자는 무엇보다 “사악해지지 말자” 라는 독특한 기업 모토야말로 구글의 A부터 Z까지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 명제하에서 창업자들은 기술을 과신하지 않고 기술 앞에 늘 겸손해야 했다.
‘기술이 세상을 바꿀까’로 시작해 ‘기술이 인간을 위협할까’로 끝나는 도덕과 철학의 반복적 물음은 구글 창업사에서 불변의 진리처럼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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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의 자율주행차나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로 나서면서도 개인정보 침해, 독점 기업 오명, 인공지능의 윤리적 문제 같은 사회적 책임도 놓치지 않는다는 게 구글을 바라보는 저자의 해석이다.
저자는 “구글은 창업 이후 20년간 창업자 중심의 기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혁신의 메커니즘을 지속하려는 그들만의 생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스토리=데이비드 A.바이스, 마크 맬시드 지음. 우병현 옮김. 인플루엔셜 펴냄. 512쪽/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