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통계' 내밀며 자한당 대표 출마한 황교안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2019.02.0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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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황교안 국무총리 재임시절 고용지표는 어땠을까…실업률 증가, 자영업 폐업자 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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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통계' 내밀며 자한당 대표 출마한 황교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황 전 총리는 “실업자 100만, 자영업자 폐업 100만, 소득격차와 빈부격차는 오히려 커지면서 IMF 사태 때보다 더 힘들다는 탄식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가장 먼저 무너지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가장들은 일터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때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은 공포 마케팅에 불과하다. 당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고용률이 56.4%로 전년보다 자그마치 4.5%p나 추락했고 실업률은 7.0%(4.4%p 증가), 청년실업률은 12.2%(6.5%p 증가)까지 치솟았다. 당시 경제성장률은 –5.5%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일부 언론에서 나온 왜곡된 통계 자료를 그대로 복사한 수준의 가짜 수치를 내세웠다. 실업자수는 황 전 총리 재임시기인 2016년에 이미 100만9000명이었고 지난해 107만3000명을 기록했다. 실업자수는 실업률 뿐 아니라 인구 증가에 따라 늘어난다. 예를 들면 2010년과 2017년 실업률이 3.7%로 같았으나 실업자수는 92만4000명에서 102만3000명으로 9만9000명 늘었다. 이런 인구수 증가 효과는 취업자수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지난해 취업자수(2682만2000명)는 역대 1위로 많다.



황 전 총리는 2015년 재임 당시 청년고용절벽 해소책의 하나로 청년인턴제를 추진했고 2016년에는 중견기업으로 확대했다. 그럼에도 2016년 청년실업률은 9.8%로 전년보다 0.7%p나 크게 뛰어올라 2000년 이후 최고로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2014년부터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해 고용률 60.5%, 실업률 3.5%로 껑충 뛰었고 이후 매년 0.1%p 가량 올라 2016년 고용률 60.6%, 실업률 3.7%에 이르렀다.

지난해는 실업률 3.8%로 전년에 비해 0.1%p 올랐지만 고용률 60.7%로 2017년에 이어 역대 2위, 15~64세 OECD기준 고용률은 66.6%로 2017년과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또한 15~29세 청년고용률은 지난해 42.7%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며, 청년실업률은 9.5%로 전년보다 0.3%p 줄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일부에서 마치 임시직 때문에 고용지표가 좋아진 것처럼 왜곡했으나 지난해 상용직은 34만4000명 늘었고 임시·일용직은 오히려 19만5000명 줄었다.


그리고 황 전 총리가 발언한 자영업자 폐업 100만은 어디서 나온 수치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지난해 일부 언론에서 주장한 자영업 폐업률도 통계 왜곡의 총체적 난국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나오는 폐업자수를 신생업체로 나눠 제멋대로 자영업 폐업률이라고 명명했고,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를 더해 자영업자라 계산했다. 또한 도매업·소매업·음식업·숙박업 4개 업종만 대상으로 한 것을 자영업 전체처럼 부풀렸다. 더욱이 2016년 자료인데도 마치 2017년 자료인 양 무분별하게 갖다 썼다.

실상 국세통계연보는 자영업 폐업률이 따로 나오지 않는다. 부가가치세 신고를 기준으로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일반+간이+면세 사업자)로 나누고 있으며 총계, 신규, 폐업 수만 발표한다.

굳이 자영업 폐업률을 계산하려면 전체에서 법인사업자를 제외한 개인사업자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또한 총계는 신규를 포함한 연말 기준 가동사업자이며 신규와 폐업은 연중 사업자수로 집계되기 때문에 전체 사업자는 총계에 폐업자수를 더해서 계산해야 그나마 근사치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2016년 자영업 폐업자수는 83만9602명으로 2011년 84만523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자영업 폐업률은 12.2%였다. 하지만 2017년은 자영업 폐업자수 83만7714명, 폐업률은 11.7%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또한 자영업자 수는 2013년 570만3000명에서 2016년 561만4000명으로 4년간 8만9000명 줄었다. 2017년 자영업자는 568만2000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다시 563만8000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2016년보다 2만4000명 많다. 지난해 1인 자영업자는 8만7000명 줄었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 받는 직원 있는 자영업자는 오히려 4만3000명 늘었고 전체 자영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황 전 총리가 경제통계를 언급하려 했다면 박근혜 정부(2013~2016년)와 문재인 정부(2017~2018년)를 비교해서 고용 수준이 얼마나 나빠졌는지 비교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경제 악화를 주장하려다 처음부터 가짜 통계치를 들이미는 우를 범했다.

또한 ‘2020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현 경제정책 폐기만을 주장할 뿐 실질적인 대안은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게다가 황 전 총리 재임시절 악화된 고용지표는 그가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할 능력이 있을까 의문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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