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시장 아직도 썰렁, IPO기업 공모물량 줄인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9.01.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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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재도전 기업 공모물량 줄여…상장 성공시키고 공모가 지키기 고육지책

공모시장 아직도 썰렁, IPO기업 공모물량 줄인다


올들어 IPO(기업공개)를 진행하는 기업 중 상당수가 공모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여전히 횡보하고 있어 공모규모를 늘릴 경우 공모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공모물량에 줄여서라도 상장을 성공시키겠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30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KMH신라레저는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220만주의 신주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KMH신라레저는 지난 11월 코스닥상장을 한차례 철회한 바 있다. 회사 측은 당시 국내 증시가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적절한 기업가치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상장에 재도전하면서 KMH신라레저는 공모주식수를 대폭 줄였다. 기존에는 신주 400만주, 구주 20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대신 공모가밴드는 기존 공모와 유사하다. 공모물량을 줄여 수급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공모물량이 줄면서 공모규모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공모규모(희망공모가 기준)는 552억~708억원이었지만, 이번에는 198억~253억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시장(증시)이 침체하는 상황에서는 공모기업의 수요예측도 악영향을 받는다"며 "시장에 순응하는 차원에서 공모물량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상장하는 이노테라피도 공모물량을 줄여 몸을 낮췄다. 이노테라피는 신주 발행물량은 60만주에서 50만주로 줄였다 공모금액도 108억원에서 90억원으로 줄었다.

박성준 대신증권 IB부문장(상무)은 "공모가를 낮추게 되면 회사의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당장 상장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모물량을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모물량을 줄이면 주식희석을 줄일 수 있다"며 "경영진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에 재도전하는 기업 중 발행물량을 축소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올해 코스닥상장에 나선 에코프로비엠은 공모물량을 400만주에서 300만주로 줄였다.

지난 2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드림텍은 지난해 코스피 싱장을 시도했다가 자진철회 한 바 있다. 드림텍의 공모주식수는 지난해 641만여주에서 41% 줄인 454만주여주로 조정했다. 희망공모가 범위도 1만1000~1만3000원으로 지난해(1만3400~1만6700원)보다 낮췄다.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확인한 투자심리를 반영해 공모구조를 재설정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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