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별세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9.01.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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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삼성서 독립 후 제2의 창업 주도하며 그룹 일궈

삼성家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별세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30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이인희 고문은 국내 대표적인 여성 경영인으로 삼성에서 독립해 지금의 한솔그룹을 일궜다. 이 고문은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 독립해 기존 '전주제지'였던 사명을 '한솔제지'로 바꾸고 본격적인 독자경영에 나섰다. 그는 삼성에서 분리될 당시 제지사업 중심이었던 한솔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한솔홈데코·한솔로지스틱스·한솔테크닉스·한솔EME 등 다수의 계열회사를 설립해 주요그룹으로 키웠다. 때문에 강한 리더십과 실천력을 보여준 경영인으로 재계에서 평가받는다. 현재는 삼남인 조동길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맡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누나인 이 고문은 삼성가의 맏이로 가족 간의 화합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으며 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은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최초로 순우리말을 사용해 사명을 지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다. 이는 아버지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업이념이었던 '사업보국'을 체감하며 자랐던 영향이 컸다.

이 고문은 문화예술에 대한 공로도 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평소 이병철 회장이 도자기, 회화, 조각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는 것을 지근 거리에서 오랫동안 지켜보며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 개관한 '뮤지엄 산'(Museum SAN)은 이 고문 필생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2005년부터 8년에 걸쳐 지었다. 세계적인 '빛의 마술사'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아시아 최초로 4개나 설치돼 개관 후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뮤지엄 산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서도 '다른 곳에는 없는 꿈 같은 뮤지엄'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또 이 고문은 우리나라 유일의 여성장학재단인 두을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내 여성인재 육성에 힘썼다. 두을장학재단은 지난 17년간 약 500명의 학생을 후원해 우리나라를 이끄는 여성 파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자녀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조동만 前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조옥형 씨, 조자형 씨다.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이며, 영결식 및 발인은 2월 1일 금요일 오전 7시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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