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또 '애플 쇼크' 올까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9.01.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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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中 수요 부진으로 인한 실적 둔화, 이미 시장에 반영"

韓 증시, 또 '애플 쇼크' 올까


미국 내 중국 관련주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라의 부진한 실적발표와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 가이던스 하향조정 등이 중국 경기 둔화 추세의 증거로 인식되면서 최근 활기를 되찾았던 투자 심리가 다시 위축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06포인트(0.28%) 오른 2183.36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하락 마감한 뉴욕 증시의 영향을 받아 이날 장 중 기관 매도세에 2162.53까지 밀렸지만,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며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지수는 상승 마감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캐터필러와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 이유가 모두 중국의 성장 부진·중국향 게이밍 칩 판매 부진 등으로 꼽히면서 중국 경기 둔화 논란이 재점화된 탓이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어져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약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과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대한 사전 경계감이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통 제조업과 핵심 IT(정보기술)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가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9일(현지시간) 애플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IT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애플은 이미 일찌감치 투자자들에게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지난 2일 팀 쿡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매출 전망치를 기존보다 5~9% 낮은 840억 달러로 하향했다고 밝혔다. 역시 신흥국, 특히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가 부진했던 게 전망치 하향 조정의 주된 이유였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애플 판매량에 대한 불확실성에 국내 관련 부품 업체들의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기에 오는 30~31일 예정된 미·중간 무역협상에서 강경파인 로버트 하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가 협상을 주도할 것이란 발표가 나온 점도 당분간 일시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애플의 실적 부진 논란이 이미 오래된 이슈인 만큼 조정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발표로 중국 경기 둔화 이슈가 재부각되며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화 된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중국 수요 부진으로 인한 엔비디아와 캐터필라 실적 둔화는 최근 애플과 페덱스 가이던스 하향 조정 여파로 이미 시장에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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