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퇴출' 본격화…베네수엘라 국영석유기업 제재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1.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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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달러 자산 동결·수출 110억달러 감소 전망…CNBC "마두로 자원줄 차단 목적"

28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베네수엘라 국영기업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베네수엘라 국영기업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 S.A.(PDVSA)'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베네수엘라산 석유 거래를 전면 제재하는 것으로,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자금줄을 차단하며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PDVSA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PDVSA는 발표 직후부터 특별 제재 대상(SDN)으로 분류된다. 미국 내 7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시민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PDVSA의 미국 내 정유 자회사인 시트고(Citgo)는 기업을 운영할 수 있지만, 그 수익을 마두로 정권에 송금할 수 없다. 마두로 정권이 접근할 수 없는 미국 계좌에 보관해야 한다.

므누신 장관은 "PDVSA는 오랜 기간 공무원과 사업가들의 횡령과 부패의 수단으로 사용돼왔다"면서 "(이번 제제는)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자산을 개인전용으로 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두로 대통령이 물러난 뒤 민주적인 정권이 들어서야만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PDVSA의 일부 직원들을 제재해왔지만, 기업 전체를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가 상승 및 미국 정유업체에 대한 피해를 우려해 미뤄왔기 때문이다. 시트고만 해도 미국 내 정유공장에서 4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하루 정유량은 75만 배럴로 미국 전체 정유 생산량의 4%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정권 교체의 바람이 불자 이를 지지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지난주 마두로 대통령에 반발해 스스로 임시대통령을 선언했다. 이에 미국은 즉시 과이도 의장을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 상황이다.

CNBC는 "이번 제재는 사회주의 독재자 마두로 대통령의 반대 세력에게 석유의 통제권을 넘기는 데 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의 권력 장악을 연장하는데 필요한 자원줄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최대 수출국으로 이번 제재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PDVSA는 원유 희석에 필요한 희석액의 절반가량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희석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국가로의 수출에도 지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제제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이 110억달러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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