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로 하늘 난 제작역량…메가박스로 탄탄한 아성까지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1.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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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돋보기]제이콘텐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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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로 하늘 난 제작역량…메가박스로 탄탄한 아성까지


비 지상파 드라마의 새 역사. 종영까지 1회를 앞둔 'SKY캐슬'에 대한 평가다. 톱스타가 나오지 않는데다가 유명 작가가 쓴 작품이 아닌 SKY캐슬은 시청률 1%에서 시작했지만 종영이 가까워지자 20%를 뛰어넘는 신기록을 썼다. tvN <미스터 선샤인>의 18.1%뿐만 아니라 <도깨비>의 21.0%도 뛰어넘었다.

SKY캐슬의 대흥행은 JTBC의 드라마를 전담하는 제이콘텐트리 (14,270원 ▼110 -0.76%)를 재평가하는 기회가 됐다. 제이콘텐트리는 중앙일보 계열사로 지주사업과 영화 및 방송 콘텐츠 투자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극장을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주)과 드라마 제작 및 콘텐츠 유통사업을 하고 있는 JTBC콘텐츠허브(주)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전신은 1987년 9월 설립된 한길무역이다. 이 회사는 2000년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가 2001년 한국일보에 인수돼 일간스포츠로 사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미디어 기업으로 변모했다. 이후 2005년 중앙일보로 인수됐고, 2011년 제이콘텐트리로 사명이 바뀌었다.

제이콘텐트리는 2011년 JTBC 개국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올려왔으며 2016년 12월 매거진 부문을 JTBC플러스로 영업 양도한 이후, 2017년부터 드라마 및 영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JTBC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전체에 투자하고 있다.



◇제이콘텐트리, 메가박스가 받치고 드라마로 난다=제이콘텐트리는 드라마제작과 콘텐츠 유통사업, 그리고 메가박스를 통한 멀티플렉스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드라마 제작은 JTBC콘텐츠허브가 맡는다. 이 회사는 2008년 SBS <바람의 화원>을 첫 작품으로 <밀회>,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등 다수의 흥행 작품을 제작했다.

제작 편수는 2017년 5편에서 지난해 11편으로 늘었다.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제작 역량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미스티>, <라이프>,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등은 VoD 및 해외에서 판권 매출이 발생했다. 올해에는 13편 제작이 예상되고 텐트폴(회당 제작비 10억 원 이상의 작품)도 두편이 예고돼있다.

드라마 제작 마진은 3~5% 정도로 다른 드라마 제작사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 진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SKY캐슬의 대흥행은 제이콘텐트리의 투자 및 제작 역량을 재부각시켰다.


제이콘텐트리는 여기에 JTBC가 제작하는 예능,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VoD, 해외 판권 판매 등 국내∙글로벌 유통을 담당한다. 자체 및 외부 제작 프로그램 유통을 통해 판매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받는 구조다.

제이콘텐트리는 메가박스의 지분 77%를 보유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국내 3위의 영화관 사업자로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메가박스 시장 점유율은 전체 기준 20.8%에 달한다. 티켓·매점 수익, 스크린 광고 판매를 통한 전형적인 상영관 모델과 함께, 자회사를 통해 영화 투자배급 사업 역시 영위하고 있다.

IP(지식재산권)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드라마, 영화와 같은 콘텐츠의 제작에 투자해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고, 판권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공유하는 것이다. 현재 드라마 투자가 주를 이루며, 영화에 대한 투자 규모는 크지 않다. 향후 웹소설, 웹툰 등과 다른 다양한 IP에 투자할 계획이다.

◇안정성과 성장성 겸비…SKY캐슬이 보여준 가능성=금융정보분석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2017년 제이콘텐트리의 매출의 68.49%를 복합영화상영관 메가박스 매출이 차지한다. 이는 콘텐츠와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때문에 증권업계는 제이콘텐트리를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역시 주가는 콘텐츠에 달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는 높은 PER(주가수익비율, 2018년 예상 수익 기준 스튜디오드래곤 55배, 제이콘텐트리 29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두 회사가 상대적으로 높은 PER을 유지하는 것은 콘텐츠를 통한 성장성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다만 PER을 비교해보면 스튜디오드래곤에 비해 제이콘텐트리가 저평가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시가총액은 2조5000억원 수준인 반면 제이콘텐트리는 7100억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제이콘텐트리가 중앙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고, 드라마 제작 편수의 확대에 비하면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스튜디오드래곤에 대비해서 매출 규모나 수익성이 크게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두 회사는 대략 3~5년 격차를 두고 유사한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특히 제작 편수 측면에서 동사는 스튜디오드래곤 절반 수준까지의 상승여력과 캐시카우인 메가박스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은 1/3에 못 미치기 때문에 중장기 관점에서 업사이드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 드라마 투자·제작 역량은 신뢰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비텐트폴(통상 텐트폴은 회당 제작비 10억원 이상의 작품을 의미하는 용어)인 SKY캐슬의 성공에서 입증된 기획과 제작역량, 투자안목은 앞으로 제이콘텐트리가 텐트폴 드라마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좋은 사례"라고 밝혔다.

중국으로 드라마 판매가 재개된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 이후 한국 드라마 수입을 금지했으나 지난해부터 한한령 해제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는 지난해 9월부터 일부 구작드라마의 전송권 및 리메이크 판권을 중국에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중국 민간사업자들은 중국 정부의 한국 드라마 심의가 재개되기 앞서, 양질의 한국드라마들을 선점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사업자의 변화된 태도를 감안하면, 2019년엔 중국향 드라마 신작 판매 및 한중 동시방영 드라마 제작 재개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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