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이겨낸 스타벅스의 힘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1.25 15:08
글자크기

2019회계연도 1분기 매출 9% ↑… 中 경기 침체, 경쟁 업체 부상 등 위험 요인

'차이나 쇼크' 이겨낸 스타벅스의 힘


세계 최대 커피회사 스타벅스가 24일(현지시간) 전문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돋보이는 결과였다. 매장을 지속해서 늘리는 한편, 배달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발 빠르게 도입한 것이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스타벅스 앞날에 대한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의 연결기준 2019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12월) 매출은 약 66억달러(7조 4100억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 늘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8%를 크게 웃돈 수치다. 주당순이익(EPS)은 0.61달러로 15% 증가했으며, 동일점포 매출도 4% 늘었다. 동일점포 매출이란 1년이 안 된 신규 점포를 뺀 기존 점포의 매출을 1년 전과 비교한 것으로, 보다 정확한 매출 정보를 제공한다. 2019년 1분기 매장도 541곳 증가했다. 총 매장 수는 1년 전보다 7% 증가한 2만9865곳에 달했으며, 3만곳 돌파를 눈앞에 뒀다. 새로 생긴 매장의 3분의 2가 미국 이외 나라에 위치했는데, 그만큼 다른 지역에서의 성장 속도가 빨랐다는 뜻이다. 이날 '어닝 서프라이즈(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는 것)'로 스타벅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 가까이 상승했다.



스타벅스는 특히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선전했다. 이 지역 매출이 2018년 1분기 8억4370만달러에서 2019년 1분기 12억2730만달러로 45%나 급증했다. 중국 지역의 동일매장 매출 증가율이 3%에 달했다. 평균보다는 낮았지만 2018회계연도 3분기 역성장(-2.0%)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전을 이뤄냈다. 올해가 중국 진출 20주년인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 158개 도시에서 37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23년까지 매장을 6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이 보는 스타벅스의 미래는 밝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역전쟁과 막대한 국가 부채로 말미암은 중국의 경기 침체.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가 6.6% 성장하는데 그쳤다. 톈안먼 사태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1990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산업생산과 투자, 고용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표가 후퇴했다.



특히 스타벅스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소비증가율은 전년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9%에 그쳤다. 월가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처럼 스타벅스도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토종업체 루이싱커피(Lucking Coffee)과의 치열한 경쟁도 부담이다. 루이싱은 출혈경쟁을 불사하며 스타벅스를 위협하고 있다. 미 경제방송 CNN은 "루이싱커피가 올해 매장을 4500개로 늘릴 계획"이라며 스타벅스에 대한 최대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시장분석회사 글로벌데이타 리테일의 닐 손더스 매니징 디렉터도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중국 내 스타벅스 매장들은 투자 수익이 줄고, 생산성 향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중국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의 성장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했다.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