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올리자, 훌루는 내렸다…디즈니의 파상공세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1.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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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요금제 가격 인하로 넷플릭스와 정면 대결…고가 요금제는 올려 수익성 확보

넷플릭스가 올리자, 훌루는 내렸다…디즈니의 파상공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훌루(hulu)가 다음 달부터 최저가 월정액 요금을 기존 7.99달러(약 9000원)에서 5.99달러(약 6770원)로 내린다. 세계 최대 OTT 넷플릭스가 최근 요금을 최대 18% 올린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경쟁사가 가격을 올린 시점에 오히려 요금을 인하해 이용자를 최대한 뺏어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크게 4종류로 구성된 훌루의 새로운 요금제는 다음 달 26일부터 적용된다. 가장 싼 요금제 가입자는 광고를 봐야 하며, 광고가 없는 요금제는 11.99달러를 내야 한다. 그래도 넷플릭스의 스탠다드 요금제보다는 1달러 저렴하다.



훌루는 대신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이 포함된 고가 요금제는 한 달에 44.99달러로 5달러 인상했다. 넷플릭스에는 없는 서비스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는 요금을 내리고, 강점을 가진 고가 서비스 가격은 올려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007년 설립된 훌루는 아직 미국과 일본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내 유료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500만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50%가량 급증했다. 그럼에도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넷플리스는 미국 이용자만 6000만명 정도다. 세계로 넓히면 1억4000만명에 육박한다. 훌루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다.



훌루의 뒤에는 미디어 대기업 월트디즈니가 버티고 서 있다. 월트디즈니는 21세기폭스, 컴캐스트, 타임워너와 함께 훌루를 공동으로 설립했으며, 지난해 21세기폭스를 713억달러에 인수(뉴스 부문 제외)하면서 지분 60%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다.

콘텐츠 왕국 월트디즈니는 이미 넷플릭스에 자사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디즈니 플러스(+)'라는 새로운 OTT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마블이나 스타워즈 시리즈부터 아바타, 토이스토리까지 월트디즈니가 판권을 소유한 작품을 보기 위해서는 훌루나 디즈니 플러스에 가입해야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어린이 애니메이션부터 성인을 위한 독자 콘텐츠까지를 앞세운 '콘텐츠 왕국' 디즈니가 넷플릭스를 쫓기 시작했다"면서 "적당한 가격으로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매력으로 고객을 늘리던 넷플릭스의 사업 모델에 역풍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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