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끝날까? 美 상원, 24일 양당 예산안 따로 표결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1.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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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협상안·민주당 예산안 따로 상정해 표결…셧다운 종식 위한 첫 초당적 조치지만 가결 가능성 낮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오른쪽)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표. /AFPBBNews=뉴스1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오른쪽)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표. /AFPBBNews=뉴스1


미국 정부의 셧다운(업무 정지) 사태가 32일째를 맞은 가운데, 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제안한 예산안 두 가지 모두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외신들은 두 예산안 모두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오는 24일 각각 다른 예산안을 상정해 표결하기로 합의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제안한 타협안을 표결에 부친다. 이 타협안에는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을(57억달러) 민주당이 수용한다면 미성년 입국자 추방 유예 제도인 다카(DACA)와 체류 허용 기간이 곧 만료되는 임시 체류 대상자 30만 명의 임시보호지위(TPS) 기한을 3년 유예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셧다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내달 8일까지 정부 부처에 예산을 비상편성하자는 제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8일까지 국경 장벽 협상을 마치고 합의 내용이 반영된 예산안을 새로 제출하겠다는 것.



그동안 양당은 서로 한 치도 물러나지 않았지만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결국 부분 타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의 문을 열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민주당도 교착 상태에 빠진 셧다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이번 주 내로 입법화를 위해 움직이겠다"며 "셧다운을 끝낼 기회가 눈앞에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각 합의안이 가결되려면 상원의원 100명 중 60명의 표가 필요하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명, 민주당 47명으로 구성돼, 공화당은 민주당으로부터 7표, 민주당은 공화당쪽의 13표를 얻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제안은 일방적이고 당파적으로 협상이 아니라 인질극"이라고 비난하는 등 반발하고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민주당의 표를 받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반면 민주당의 예산안은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코리 가드너, 수잔 콜린스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일시적이더라도 셧다운을 빠르게 끝내야한다고 타협 의사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원에서 민주당의 예산안이 가결돼도 셧다운이 종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예산이 포함되지 않은 예산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한 고위 보좌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예산이 없는 예산안에는 서명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을 기각할 수 있지만, 상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7표가 필요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NYT는 "상원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제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은 셧다운 교착 상태를 끝내기 위한 첫 번째 초당적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대립 구도는 셧다운 정국이 끝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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