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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의원, "유도한 내 조카도 맞고 고막이 터졌다"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서민선 인턴기자 2019.01.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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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농구 선출 김영주 더민주 의원, "미투로 올림픽 망치면 니가 책임질거냐"는 체육계 카르텔 질타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동훈 기자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동훈 기자




"심석희 선수를 돕고 있는 교수가 얼마 전 체육계 유력인사한테 질타를 들었다고 합니다. '내년 도쿄 올림픽 망하면 당신이 책임질거냐'고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에도 체육계는 성적지상주의에 갇혀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목소리 높여 반성 없는 체육계를 꼬집었다. 농구선수 출신인 김 의원은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소속이다. 체육계 미투가 나오기 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한체육회의 솜방망이 성폭력 징계를 지적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고개를 숙였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국민 앞에서 진행한 국정감사임에도, 성적을 앞세운 체육계는 자신과 기득권의 안위를 더 우선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심석희 선수의 미투가 나왔지만, 심 선수를 도운 교수에 대한 압박이 뒤따랐다.



김 의원은 선수생활을 하며 뿌리 깊은 체육계 폭력을 목격해왔다. 무학여고 재학시절 운동장을 빌린 실업팀 선수가 농구코트 하프라인에서 엔드라인까지 맞으며 연습하는 것을 봤다.

김 의원은 "유도에서 세계 2위 성적을 낸 조카도 선수 시절 코치에게 맞아 고막이 파열됐다"며 "제가 운동하던 때가 40~50년 전인데 체육계에 아직도 폭력적인 관행이 남아있다"고 개탄했다.

체육계의 성폭력의 원인으로 성적지상주의와 감독·코치가 절대권력으로 군림하는 구조를 꼽았다. 김 의원은 "어떤 학교, 어떤 코치 밑에서 훈련받았는지가 선수 생명을 결정하고 특히 소수가 그 전권을 갖는 카르텔(담합) 구조가 가해자 징계를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최근 '체육계 성폭력이 줄었다'며 내놓은 설문조사를 예로 들었다. 대한체육회는 이달 8일 체육계 성폭력이 2년 전보다 0.8%포인트 줄었다고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심 선수가 성폭력 혐의로 조재범 전 코치를 추가 고소한 날에 말이다.

김 의원은 "피해 선수가 가해 감독·코치와 같은 공간에서 일과를 보내는데 피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힐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한체육회 징계위도 가해자 선후배 지도자가 들어가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복귀 길도 열어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체육계 내 폭력‧성폭력 징계는 806건으로 이 중 299건, 약 37% 사건에서 가해자가 복직·재취업했다.

김 의원은 고양이한테서 생선을 뺏어올 때라고 말한다. 김 의원은 "스포츠 공정·인권 업무를 전담하는 독립기구 '스포츠 윤리센터'를 설립하는 법안이 현재 발의돼 있다"며 "성폭력 사례는 국가 관리 아래 전문 변호사와 의사 등 외부 전문가가 철저히 조사, 형사고발까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1번만 성폭력을 저질러도 영구제명 시키고 모든 스포츠기관이 징계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가해 지도자의 재취업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제 아무리 견고한 체육계 카르텔이라도 무관용 원칙의 법 앞에서는 깨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국민적 인식 변화와 관심이 함께 해야만 체육계 성폭력이 뿌리 뽑힐 수 있다고 당부했다.

"1등만 하면 선수를 때리고, 희생시켜도 용서된다는 성적만능주의가 폭력적인 체육계 악습을 만들었다"며 "스포츠를 성적 내기가 아닌 즐거운 축제로 바라봐주시고 여기에 맞춰 체육계가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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