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330개 조선사 가운데 150개가 올해 마지막 건조 물량을 인도하고 폐쇄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폐쇄되는 조선사는 한국 조선업의 맞수 중국에 집중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세계 수주물량 점유율이 32%로 한국(44.2%)에 크게 밀려 세계 조선업 2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처럼 줄어든 수주물량을 소화할 조선소 수는 110개로 전 세계 조선소의 무려 33%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시운전 2년 만에 폐선 결정이 난 후동중화조선의 LNG운반선 글래드스톤호다. 북유럽해상보험협회에 따르면 2007~2015년건조된 4426척 선박에 대한 보험금 청구 비율에서도 중국 조선소 비율이 89%로 압도적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에 대한 선주들의 불신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라며 "바꿔말하면 중국의 최대 경쟁력이던 '저가수주'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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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 조선사들은 기술력이 필요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등을 발판으로 전 세계 발주물량을 빨아들이고 있다.
특히 화물창 온도를 영하 163도 이하로 낮춰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를 액체로 안전하게 유지·운반해야 하는 '선박 기술의 꽃' LNG 운반선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129,000원 ▲1,700 +1.34%)과 대우조선해양 (32,500원 ▼100 -0.31%), 삼성중공업 (9,850원 ▲380 +4.01%) 등 '빅3'는 지난해 전 세계 LNG운반선 물량 76척 가운데 87%인 66척을 수주했다.
올해 연초 수주 출발도 좋다. 대우조선이 지난 14일과 18일 연이은 두 차례 수주계약으로 VLCC 6척 물량을 확보했으며 현대중공업도 지난 18일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올해 한국의 약진과 중국의 퇴조가 극명하게 갈리면 2009년부터 시작된 양국 조선업계 간 치킨게임에서 한국이 승기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을 정점으로 글로벌 시황 악화 탓에 당시 396개이던 중국 조선사는 지난해 말 기준 110개로 72% 급감한 상태다. 한국 조선사도 같은 기간 39개에서 11개로 약 72%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국은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줄어든 수주 물량을 두고 다퉜는데 이제 세계 조선시황 반등과 함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