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북핵 협상 실무를 맡고 있는 비건 대표가 19~22일 스웨덴 외교부 주최의 스톡홀름 국제회의에 참석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18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가진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도 면담했다.
비건 대표는 국제회의 참석차 지난 1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 머물고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현지에서 만나 정상회담 의제의 세부안을 조율하는 실무협상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핵 수석 대표를 맡고 있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18일 밤 스웨덴 현지에 도착했다. 외교부는 이날 "이 한반도본부장이 스웨덴측이 주관하는 비공개 국제회의 참석차 18~22일 스웨덴을 방문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스웨덴 유력지 다옌스 뉘헤테르도 "수개월 동안 비밀리에 계획된 협상이 17일 (사실상) 시작됐다"며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무협상의 핵심 관건은 역시 북한이 이행을 약속하는 비핵화의 수준과 그에 따른 미 정부의 상응 조치가 어느 선까지 합의되느냐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를 가졌으나 이후 북한의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수준과 선후 관계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 협상이 교착 국면을 이어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두 나라(북미)의 관계 및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지속적 진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최종 목표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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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할 이번 실무협상에선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 영변핵시설 폐기,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일부 폐기 등이 비핵화 의제의 하위 카테고리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및 해제,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북미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전망이다.
실무협상 과정에서 남북미 3자 회동 성사 여부와 우리 정부의 역할도 주목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본부장은 스웨덴 출국에 앞서 지난 15일과 17일 밤 비건 대표와 전화 통화로 유선 협의를 진행했다. 비건 대표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와 고위급 회담 등 일정을 설명했으며, 두 사람은 회담 후 한미가 조속히 만남을 갖고 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추진 방향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청와대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2차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미 양측이 2월 말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며 "미국과의 공조와 더불어 남북 간의 대화도 확대해 가면서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모든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