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조합이 지난 7일 임시총회를 열어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지위를 박탈했지만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선 내부 의견이 엇갈린다. 입찰 의향서를 낸 건설사들도 조합과 HDC현대산업개발간 법적분쟁 리스크를 우려해 실제 입찰까지 신중한 행보가 예상된다. 조합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최흥기 조합장 해임 안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 조합장의 해임 안건이 통과되면 반포3구주 재건축 사업은 새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 방식부터 조합이 특정업체를 지정하는 수의계약에서 다수 업체가 공개적으로 경합하는 경쟁입찰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조합 집행부가 새로 구성되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 박탈 여부를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 지난 15일 반포3주구 조합원 300여명은 법원에 임시총회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의 참석자 서명 결의서가 일부 위조돼 총회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반포3주구의 새로운 시공사로 거론되는 건설사들은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사업 규모와 입지 상징성을 고려하면 검토할 가치가 있지만 법적분쟁 리스크를 무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에 보상을 청구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새로운 시공사가 보상액을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리스크를 모두 떠안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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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이 수의계약을 통해 확정된 공사비(8087억원)를 증액할 수 없다는 조건을 제시하면 입찰을 포기하는 건설사가 속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에서도 결국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앞서 반포 1·2·4주구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 (33,250원 ▲850 +2.62%)이 3주구 시공권까지 확보해 ‘디 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구상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강남에 대형 랜드마크 단지가 부족한 대우건설 (3,635원 ▼10 -0.27%)과 포스코건설도 입찰에 적극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