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라이프 품는 신한금융…KB금융 추월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9.01.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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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인수완료할 듯…리딩금융 탈환·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품는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수로 자산 규모에서 KB금융을 앞지르며 '리딩금융'에 바짝 다가섰다. 조용병 회장이 강조한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편입을 승인했다. 지난해 9월 신한금융이 라이프투자유한회사로부터 2조2989억원(지분율 59.15%)를 인수하기로 한지 4개월여만이다. 신한금융은 다음달 1일 잔여금 90%를 치르고 임시 주주총회, 이사 선임 등을 거쳐 자회사 편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 32조3461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651억원, ROA(총자산수익률) 1.11%(5위), 지급여력비율 438%(1위)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KB금융에 뺏긴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지난 2017년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9년동안 유지했던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다.

자산 규모로는 오렌지라이프를 합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490조529억원(지분율 고려시)으로 KB금융 477조7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002억원(지분율 고려시)으로 늘어 KB금융 2조8692억원과 격차를 690억원으로 좁혔다. 추후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생명의 나머지 지분 40.85%를 추가로 인수해 100%를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후 자산과 이익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 13개 계열사 중 신한은행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가장 높고 비은행 계열사에선 신한카드가 15%를 차지한다. 이밖에 주요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9%), 신한생명(6%), 신한캐피탈(4%)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0% 이하로 낮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가 급감하는 등 신한금융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오렌지라이프 실적을 더하면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 중 신한은행의 비중은 67%, 신한카드는 8%로 낮아지는 반면 신한생명(5%)과 오렌지라이프(6%)를 합친 보험 부문의 비중이 11%로 높아진다. 신한금융투자의 비중은 8%로 비은행 주요 계열사간 균형을 이루게 된다.

추후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합병하면 보험업계 빅5에 올라 보험부문 위상도 올라간다. 생명보험업계 8위인 신한생명의 자산은 31조2110억원으로 오렌지라이프와 합병하면 총자산이 63조5571억원으로 늘어 NH농협생명 64조5339억원에 이어 5위다.

신한금융은 인구 고령화 등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응해 생명보험업 강화를 통해 그룹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고객층, 주력상품, 판매채널이 다른 신한생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신한금융의 고객과 채널기반을 활용한 영업 활성화, GIB(글로벌 투자은행)와 GMS(고유자산운용) 등 그룹 매트릭스 조직 역량을 활용한 자산운용 수익률도 높일 것이란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당분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각자 법인으로 유지하다 합병후통합(PMI)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흥은행과 신한카드를 인수할 당시에도 각각 2~3년간 독립법인 형태로 유지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그룹의 2020 스마트 프로젝트(SMART Project)의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기반으로 보험업계의 판도를 새롭게 바꿔 업계 탑 3로 도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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