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로 안빠져" 올해부터 비만수술 건보 적용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9.01.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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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2-비만·당뇨클리닉<1>고도비만 수술]①본인부담 20%…고도비만 대상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생명공학기업 ‘메디파트너생명공학’과 함께 치과 진료에 이어 두 번째로 사회적 질병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도비만과 당뇨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비만 다이어트/사진=머니투데이DB비만 다이어트/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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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로 안빠져" 올해부터 비만수술 건보 적용
#키 190㎝에 체중 137㎏으로 초고도비만인 A씨는 당뇨, 고혈압에 수면무호흡까지 있어 걷기는 물론 숨쉬기, 잠자기조차 힘들었다. 약물치료는 물론 알려진 각종 다이어트 방법을 다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 수술로 치료될 수 있다는 얘기에 귀가 번쩍 열렸다. A씨는 망설임 없이 병원을 찾아 위소매절제술을 받았고 2주 후부터 매달 20㎏씩 총 65㎏을 감량해 73㎏(BMI 20㎏/㎡)의 정상 체중으로 돌아왔다. A씨는 “수술 후 인생이 바뀌었다”며 “올해부터 건강보험에도 적용되는 만큼 주변에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부터 고도비만 환자가 치료 목적으로 비만수술을 받을 때 본인부담률 20% 수준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700만~1000만원의 비만수술을 140만~200만원 내외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BMI(체질량지수) 35㎏/㎡ 이상 초고도비만 환자와 고혈압·당뇨병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 30㎏/㎡ 이상 고도비만 환자는 비만수술을 받을 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비만수술은 △위소매절제술 △문합위우회술(루와이형, 단일형) △십이지장전환술 △조절형위밴드술 등으로 미용 목적의 지방흡입술이 아닌 위·장관을 직접 절제해 축소하거나 이를 구조적으로 다르게 이어 붙여 소화과정 자체를 변화시키는 수술이다.

"다이어트로 안빠져" 올해부터 비만수술 건보 적용
비만수술 후엔 통상적으로 환자 초과 체중(이상체중-현재체중)의 50~80% 감량을 기대할 수 있다. 수술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수술 후 6개월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체중이 줄고 2년까지 감소한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생기는 성인당뇨병(제2형 당뇨병)의 경우 비만수술로 100% 완치도 가능하다는 게 비만대사외과학회의 설명이다.


학회에 따르면 비만수술을 받으면 체중감량 외에 △당뇨병(64~100%) △고혈압(62~79%) △수면무호흡증(80~85%) △고지질혈증(60~100%) △지방간(86~90%) △우울증 등 비만 관련 질환의 대부분을 경감 또는 완치시키고 각종 암의 발생을 예방한다.

그동안 건강보험은 비만으로 발생하는 고혈압, 당뇨병 등의 합병증 진료에 한해 적용했다. 합병증을 동반한 초고도비만 환자가 비만수술을 받아도 환자 본인이 수술비를 전액 부담해야 했다. 비만은 식습관 변경이나 적극적인 신체운동 등 개인의 생활습관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도비만은 단순히 생활습관 개선이나 약물 등의 내과적 치료로는 개선되지 않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비만대사외과학’ 교과서에는 ‘고도비만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라고 명시돼 있을 정도다.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한국도 비만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한 이유다.

기준은 다르지만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인도, 호주, 사우디아라비아(KSA),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터키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다수 국가가 우리보다 먼저 비만수술에 보험을 적용했다.

허윤석 인하대병원 외과교수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 것은 이미 안전성이 입증됐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신의료기술로 지정된 지 2개월 만에 결정된 건 국민에게 시급히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고도비만인구 비율이 2015년 5.3%에서 2030년 9.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비만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006년 4조8000억원에서 2015년 9조2000억원으로 10년간 약 2배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암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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