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캣은 망했는데… 요금 올린 넷플릭스에 '환호'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1.16 14:33
글자크기

넷플릭스, 12년 만의 최대폭 요금 인상에 주가 급등…
이용료 올렸던 무비패스는 이용자 58% 탈퇴로 '위기'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월 일정 금액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경제가 대세가 되면서 대표 주자로 넷플릭스가 떠올랐다. 이후 많은 업체들이 '○○○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며 성공한 '카피캣(잘나가는 기업을 모방하는 것)'이 되는 듯했지만 일부는 결국 추락의 길을 걸었다. 대중들은 똑같이 요금을 올린 넷플릭스에는 환호를 보내고, 카피캣에는 등을 돌렸다.

15일(현지시간) CNN, CNBC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날 창업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인 13~18%의 구독료 인상 안을 발표했다. HD화질로 볼 수 있어 가장 인기 있는 스탠다드 요금제는 11달러에서 13달러로 오르고, 가장 싼 요금제는 8달러에서 9달러로, UHD급 화질의 프리미엄 요금제는 14달러에서 16달러로 상승한다.



창사 이후 네 번째이자 2017년말 이후 1년여 만의 가격 인상이다. 우선 미국시장에서 이를 바로 적용하고, 미주 지역 다른 40여 국가에도 새 요금을 도입할 방침이다.

시장은 넷플릭스의 이러한 행보에 환호했다. 주가는 이날 6.5%가량 급등했다. 시장에선 이번 인상 소식이 넷플릭스가 새로운 콘텐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는 방증으로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콘텐츠에만 8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게다가 이번 구독료 인상으로 디즈니와 워너미디어, 애플 등 새로운 경쟁자들을 따돌릴 실탄을 장착했다는 기대감까지 반영됐다.



넷플릭스의 구독료 인상은 시장에서 환호를 받았지만, 이와 달리 '영화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던 무비패스는 요금을 올렸다가 처참한 결과를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파이낸스 어시스턴트앱 트림에 따르면 지난해 무비패스 이용자의 58%는 구독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비패스는 2017년 넷플릭스를 따라 월정액 9.95달러를 내면 영화관에서 매일 한편을 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로 인해 죽어가는 영화관에 가는 사람들이 줄어들자, 넷플릭스를 따라하는 전략으로 맞불을 놓는 전략이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무비패스 이용자가 300만명을 기록해 전성기를 달리는 듯했지만, 불과 반년 만에 174만명가량이 구독을 해제한 셈이다.


문제는 한달 구독료와 영화 한편 가격이 별 차이가 없는 것이었다. 한 달에 수십편을 보는 고객들의 티켓값을 무비패스가 고스란히 극장에 내야 했던 것이다. 자금난에 빠진 무비패스는 결국 지난해 구독료를 50% 인상한다고 했다가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이를 취소하고, 대신 볼 수 있는 영화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최신작을 볼 수 없게 되자 인기가 급격히 시들해졌다.

이 때문에 무비패스 모기업인 헬리오스 앤 매더슨 애널리틱스는 나스닥에서 퇴출 위기에 놓여 있다. 1년여 전만 해도 주당 2662달러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이 회사 주식은 현재 10~20센트 사이에서 거래 중이다. 구독 경제 모델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무작정 따라하기만 한 결과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