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분키츠(#bunkitsu)로 검색한 결과 화면.
지난해 12월 11일 도쿄 롯본기에 문을 연 서점 '분키츠'(文喫), 6개월 전 문을 닫은 유명 서점 '아오야마 북센터'를 개조한 것이다. 서점에 들어서면 앞쪽 공간에는 '잡지의 힘'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서점 내부는 책 고르는 곳, 열람실, 연구실, 식당 겸 카페로 구성돼 있다.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의 제한이 없어 손님은 문을 닫을 때까지 있을 수 있고, 아예 좌석이 배치돼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다. 커피나 차는 무제한 제공된다. 460㎡(약 140평) 면적에 좌석수는 90석, 책은 3만권이 있다.
/사진=분키츠 트위터
자로 잰 듯이 책을 분류하지 않아 여행 책 옆에 인테리어 책이 놓일 때도 있다. 같은 책은 2권 이상 있지 않고, 책장에뿐 아니라 탁자 위에도 책이 쌓여 있다. 책을 검색하는 컴퓨터가 없어서 정 필요하면 입구 쪽 직원에게 찾아달라고 해야 한다. 3만권의 책은 서점 직원들이 선정한 것. 유명하지 않은 책들도 많다.
분키츠가 이처럼 색다른 서점을 낸 것은 출판 시장 상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종이책 총 매출액은 1조2800억엔으로 14년째 줄었다. 서점 수는 지난해 5월 기준 1만2026곳으로 2000년에 비해 4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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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키츠의 한 임원은 니혼게이자이에 "(이러한 서점이) 승산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그저 도전이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러 언론을 통해 서점이 소개되며 만석이 되기도 하는 등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모습이다.
한 달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서점 측은 객단가와 구매 비율이 높아 한 손님이 10권 넘게 사가기도 한다고 말한다. 수익률이 20%가량인 책 판매 외에 상대적으로 수익률 높은 음식료를 판매하면서 더 높은 이익을 낸다는 분석도 있다.
이용자들의 평도 좋은 편이다. 한 손님은 "이용료 때문인지 뜨내기 손님이 없어서 조용히 책 읽기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프리랜서 작가는 "다른 사람이 읽던 책을 사는 것이 찜찜했지만 다행히 손상된 책은 없었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키츠 같은) 타깃이 한정된 체험형 서점은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고객층을 넓히는 것에 성패가 달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