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 원년, 농심홀딩스 빛볼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1.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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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농심그룹 지주사지만 PBR 0.4배…"역사적 저평가"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주주행동주의 원년, 농심홀딩스 빛볼까


“사나이를 울리는 신~라면” 한국인이면 누구나 아는 그 매운 맛을 만든 주인공, 농심 (448,000원 ▼4,500 -0.99%)은 국내 1위 라면 회사다. 지난해 오뚜기 (432,500원 ▼1,000 -0.23%), 삼양식품 (593,000원 ▼37,000 -5.87%) 등 경쟁사의 추격으로 라면 매출이 다소 부진했다곤 하나, 여전히 시장점유율 50% 이상의 독보적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스낵도 업계 1등이다.

농심 제품은 잘 알지만 농심이 단일회사가 아닌, 그룹사 체제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최근 소비자 입맛 회귀, 해외 성장세를 양 날개 삼아 반등하는 농심 덕분에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71,000원 ▼1,000 -1.39%)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주주행동주의가 꽃필 올해, 지주사로서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농심홀딩스는 지난 2003년, 농심 인적분할을 통해 탄생했다. 지난 1~2년간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이 활발했지만, 농심은 그보다 16년 앞서 지주사 전환을 이뤘다.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를 주축으로 농심, 율촌화학 (36,900원 ▲150 +0.41%) 등 상장사 3곳,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메가마트 등 비상장계열사 15곳, 해외법인 15곳 등 총 3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원년, 농심홀딩스 빛볼까
◇농심 시총의 5분의 1…“5년전 주가”= 농심홀딩스는 농심 지분을 32.72%, 율촌화학 31.94%를 보유하고 있다. 태경농산(지분율 100%)과 농심엔지니어링(100%), 농심개발(96.92%)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계열사 지분가치만 8400억여원이지만, 정작 농심홀딩스 시가총액은 지난 11일 기준 3608억원에 그친다. 자회사인 농심 시총(1조7214억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주가도 5년 전과 비슷해 역사적 저평가 국면이다.

농심홀딩스는 지난 11일 전일대비 2500원(3.32%) 오른 7만7800원에 마쳤다. 최근 농심 반등세에 힘입어 지난해 연중 저점보다는 20% 높아졌지만 여전히 2014년 초 주가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농심홀딩스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41배에 그쳐 크게 저평가된 상태다. PBR 1배 미만은 기업가치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주주행동주의 원년, 농심홀딩스 빛볼까
◇주주행동주의 원년…빛날 지주사株=지난해 7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주주행동주의가 차츰 강화되는 흐름이다. 최근 한진칼 2대 주주로 올라선 KCGI를 비롯해 많은 펀드들이 주주로서 의결권 행사를 적극 늘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심그룹의 지주사인 농심홀딩스도 올해 주주행동주의 원년을 맞아 가치를 재평가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농심홀딩스는 KCGI의 공격을 받은 한진칼과 달리 대주주 지분율이 높다. 장남 신동원 부회장, 차남 신동윤 부회장을 비롯해 특수관계자 16인이 보유한 지분이 현재 66.54%에 달한다.

그러나 기업가치가 절대적으로 낮은 것이 위협요소다. 농심홀딩스는 농심그룹 계열사 지분을 고루 보유해 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만, 시총이 3600억원 수준이다. 적대적 M&A(인수·합병)는 어렵겠지만, 400억원만 투자해도 10% 이상 주주로서 배당정책 등 회사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오히려 높은 대주주 지분율은 감사선임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3%룰 때문이다. 3%룰은 상장사가 감사·감사위원 선임 시 지배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대주주가 아무리 많은 주식을 보유해도 감사 선임 과정에서는 의결권의 3%만 인정되기 때문에 소수 주주가 힘을 모으면 독립적인 감사 선임이 가능하다. 감사는 이사회의 경영활동을 감시하며 주총, 이사회 소집 요구 등을 할 수 있다.

농심홀딩스 총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1830억원이다. 한진칼처럼 차입금 확대를 통해 자산규모를 단숨에 2조원으로 늘려 대주주 3%룰을 피하는 ‘꼼수’도 부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를 내다본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농심홀딩스 주주로 포진해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신영자산운용은 농심홀딩스 지분 10.67%를 보유, 신동원 부회장(42.92%), 신동윤 부회장(13.18%)에 이은 3대 주주다. 국민연금도 7.02%를 보유해 4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농심 지분도 10.55% 들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원년, 농심홀딩스 빛볼까
◇안정된 승계 구도…일감 몰아주기는 ‘숙제’=농심그룹은 ‘형제의 난’을 겪은 롯데그룹과 달리 일찌감치 2세 승계를 마무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쌍둥이 형제 중 10분 먼저 태어난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홀딩스를 주축으로 농심과 태경농산 등 식품부문을 주로 경영한다.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농심그룹 포장부문 자회사인 율촌화학 등의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조만간 장남과 차남의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3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위주로 한 유통 계열사를 맡고 있다. 농심그룹 중 가장 먼저 계열 분리했다. 신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메가마트는 정보통신 계열사인 엔디에스(53.97%), 호텔농심(100%), 농심캐피탈(30%)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계열분리는 거의 완료됐지만, 일감몰아주기 해소 숙제는 남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한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30%(상장사 기준ㆍ비상장사는 20%)이상 보유한 회사가 그룹에서 받은 일감이 200억원 이상이거나 전체 매출의 12%를 넘기면 제재를 받는다. 농심그룹은 현재 총 자산규모가 4조5000억원으로, 미국 공장 등을 신규 설립하면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일감 몰아주기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는 대표 계열사는 율촌화학, 태경농산이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그룹에서 발생한 매출이 1339억원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한다. 다만 이는 지난 2015년 43%보다 축소됐다. 태경농산은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60%대지만, 농심그룹이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가는 추세인데다, 이들 계열사 매출이 절대적으로 높진 않아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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