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단기 '안도 랠리'…지속성 확신은 '시기 상조'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9.01.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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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미중 협상은 '기대 이하'…"4분기 실적 시즌 암초로 반등 제한적일 것"

신년 초부터 2000선을 하회했던 코스피는 미국 증시 반등과 함께 안정을 되찾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1~2월 불확실성 높은 4분기 실적 시즌을 통과하는 가운데 코스피가 완만하게 반등하기보다는 일진일퇴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12.29포인트(0.60%) 오른 2075.57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78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281억원, 793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연초 코스피 하락을 초래했던 악재들은 서서히 걷히는 모습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통화정책 유연성 발언과 12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을 통해 연준의 통화긴축 노선 변화가 공개되면서 미국 금리인상 우려는 진정되는 모습이다. 동시에 연초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되면서 G2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커지자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4분기 실적 시즌도 시작된 가운데 가장 우려했던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자 시장은 노출된 악재를 더 이상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반응이다. 다만 4분기 잠재적 어닝 쇼크(실적이 예상치를 10% 이상 밑도는 현상) 암초가 도사리고 있어 당분간 코스피가 반등하더라도 반등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현재 4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4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5% 증익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급속도로 하향 조정 중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악을 향하던 투자심리가 대외 훈풍과 함께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지만 4분기 실적이 지뢰밭이 될 수 있다"며 "당분간 시장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는 5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도 미국 증시와 함께 2050선을 회복했으나 반등 후 바닥 확인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814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 2050선 회복을 견인했지만 순매수 기조가 유지될지 여부는 결국 한국기업들의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역사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동향을 결정한 것은 기업 실적 모멘텀이었다"며 "상반기 중 수출둔화 본격화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2분기 기업 실적도 낙관할 수 없어 글로벌 투자금의 한국 시장 본격 회귀를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코스피는 불확실성 높은 4분기 실적 시즌을 통과하는 가운데 시원한 반등보다는 갈짓자 횡보할 가능성이 높겠다. 연초 미중 무역협상 결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우세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2월까지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관망세로 대응할 확률이 높아졌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미중 실무진 협상은 지적재산권 문제보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축소에 집중됐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등 수입 확대를 약속했지만 이미 중국이 지난해 12월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협상이 뚜렷하게 진전됐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세 차례에 걸친 양국의 관세 부과에도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오히려 확대됐다"며 "이번 협상 결과로 중국의 미국산 수입이 일부 회복되겠지만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빠르게 줄어들기는 쉽지 않아, 이번 협상은 기대만큼 아쉬움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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