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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미슐랭급' 연세대 학식(영상)

머니투데이 김소영 인턴기자, 이상봉 기자 2019.01.1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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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식유랑기]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맛과 양 자랑하는 연세대 학식

편집자주 수능을 끝낸 수험생에겐 미래의 꿈이 담긴, 재학생에겐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졸업생에겐 추억이 깃든 '대학교 학생식당'을 찾아갑니다.
계속 손이 갔던 오븐 스파게티 뽈로(5800원).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치즈가 일품이다. /사진=이상봉 기자계속 손이 갔던 오븐 스파게티 뽈로(5800원).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치즈가 일품이다. /사진=이상봉 기자


"연대생들은 스파게티 먹으러 학교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겠네."

스파게티 면을 포크로 돌돌 말아 한입에 털어 넣은 순간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견줘도 손색없을 맛이었다. 그렇게 한 접시를 싹싹 비웠다.

"학식 때문에 연대 가고 싶어요"


지난 연말 만난 지인(연세대학교 재학 중)은 "학생식당 스파게티가 저렴한 데다 맛있어서 연대생들은 스파게티 먹으러 다른 데 안 간다"고 했다. '스파게티 덕후'인 기자의 귀가 솔깃해진 것은 당연지사. 지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순 없었다. 팩트체크가 필요했다.

조금만 검색해 봐도 연세대학교 학식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세대 학식은 2017년 방송된 JTBC2 '양세찬의 텐2'에서 '대학교 특별한 학식 BEST 10'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찬양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올라온 '연세대 학식 클라스 ㄷㄷ'라는 제목의 글에는 '삼수해야 하나', '연대느님 제발 절 납치해 주세요', '학식 때문에 연대 가고 싶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올라온 '연세대 학식 클라스 ㄷㄷ'라는 제목의 글에 달린 댓글들. 연세대 학생들에게는 '자랑', 수험생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인 학식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인스티즈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올라온 '연세대 학식 클라스 ㄷㄷ'라는 제목의 글에 달린 댓글들. 연세대 학생들에게는 '자랑', 수험생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인 학식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인스티즈 캡처
세련된 인테리어, 50여개에 달하는 메뉴…"유명 레스토랑 뺨치네"
추위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 7일 신촌 '젊음의 거리'를 지나 연세대로 향했다. 정문을 지나 5분가량 걷다 보니 오른편으로 학생회관이 보였다. 이 건물에는 '고를샘', '맛나샘', '부를샘'이라는 세 개의 학생식당이 있다. 이중 이탈리안 메뉴를 판매하는 '고를샘'으로 향했다. 들어서자마자 학생식당답지 않은 세련미를 자랑하는 인테리어에 한번 놀라고, 방대한 메뉴판에 두 번 놀랐다.

연세대 학생식당 '고를샘'의 메뉴는 50여개에 달한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 '멘붕('멘탈 붕괴'의 줄임말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때 쓰는 말)'이 왔다. /사진=이상봉 기자연세대 학생식당 '고를샘'의 메뉴는 50여개에 달한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 '멘붕('멘탈 붕괴'의 줄임말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때 쓰는 말)'이 왔다. /사진=이상봉 기자
고심 끝에 △매콤 해산물 떡볶이 스파게티(5800원) △오븐 스파게티 뽈로(5800원) △콤비네이션 피자(11인치, 13000원)를 골랐다. 직원이 "2~3인용 피자인데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그 정도는 다 먹을 수 있습니다."

과연 학생식당에서 제대로 된 스파게티 맛을 구현할 수 있을까. 대학시절 학생식당에서 먹어본 스파게티라곤 차갑게 식은 냉동 스파게티뿐이기에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제조 과정을 지켜봤다. 주방장들이 일제히 화려한 '불 쇼'를 선보인 순간, 의심은 기대로 바뀌었다. 침을 삼키며 음식을 받아들었다.

위쪽부터 매콤 해산물 떡볶이 스파게티, 오븐 스파게티 뽈로, 콤비네이션 피자. /사진=이상봉 기자위쪽부터 매콤 해산물 떡볶이 스파게티, 오븐 스파게티 뽈로, 콤비네이션 피자. /사진=이상봉 기자
매콤 해산물 떡볶이 스파게티는 어린 시절 즐겨 먹던 달달한 떡볶이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이름에 '매콤'이란 말이 들어 있지만 기자와 같은 '맵찐('매운 거 찐따'의 줄임말,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매움이었다. 오징어, 바지락, 홍합이 가득 들어 있고 떡과 스파게티 면의 만남은 생각보다 조화로웠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법한 맛이었다.

크림소스가 들어간 오븐 스파게티 뽈로는 고소하면서도 담백했다. 매콤 해산물 떡볶이 스파게티를 먹고 달아오른 혀를 진정시켜주는 맛이었다. 면 위에 가득 덮인 치즈는 풍미를 더했다. 포크가 몇 번 오가면 금세 바닥을 드러내는 일반 레스토랑 스파게티에 비해 양도 넉넉했다.

콤비네이션 피자는 생각보다 컸다. 직원에게 "당연히 다 먹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 무색하게도 한 조각 남기고 말았다. 넷이서 먹어도 충분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기대한 대로 무난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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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 당길 땐 레스토랑 아닌 학생식당으로"
방학 중임에도 시계가 오후 5시30분을 가리키자 학생식당은 금세 학생들로 가득 찼다. 식사를 끝내고 학생식당을 나서던 재학생 이모씨(22)는 "일반 레스토랑에서 파는 스파게티 가격의 3분의1 수준이지만 맛과 양은 그 이상이라 생각한다"며 "스파게티가 먹고 싶을 땐 굳이 학교 밖으로 나가지 않고 이곳에서 해결한다"고 밝혔다.

"학식치고는 비싸지 않냐"고 묻자 이씨는 "퀄리티를 보면 비싸단 소리가 안 나온다"면서도 "다만 가격은 더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방학 중임에도 학생식당을 애용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사진=이상봉 기자방학 중임에도 학생식당을 애용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사진=이상봉 기자
졸업생들의 '학식 사랑'도 여전했다. 직장인 김모씨(27)는 "양이 많아 5~6명씩 몰려가 스파게티, 피자 등 여러 메뉴를 주문해 나눠 먹곤 했다"며 "배불리 먹어도 인당 5000~6000원이면 충분해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씨(26)는 "다른 학교 학식에 비하면 비싸지만 이 정도 맛과 양, 가격이면 신촌 물가에 비해 굉장히 저렴한 편"이라며 "즐겨 먹었던 몇몇 메뉴는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며 웃었다.

연세대 '고를샘' 학생식당 관계자는 "학기 중에는 하루 약 1500~2000명, 방학 중에는 약 1000명의 학생이 이곳을 찾는다"며 "메뉴 구성이 다양하고 가성비가 좋아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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